"지지율 조사 한 번 안 하는 걸 보면 다들 한나라당 절대 우세지역이라고 생각하는 거 겠지. 그래도 쉽지 않을 걸. (한나라당) 후보 선출과정에서 표가 많이 갈렸어. 김학용이 꼭 되리란 보장이 있나."

"에이. 그래도 신문에 여론조사 한 번 안 나는 거 보면 한나라당이 워낙 세서 그런 거지. 여당이고."

2일 오후 1시 안성 시외버스터미널. 점심 식사를 마친 택시기사들에게 "총선을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이들은 여론조사 이야기부터 꺼냈다. 평택이나 여주·이천과 달리 후보 확정 이후 여론조사 기관들은 안성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지지율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각 기관들이 이 지역을 일찌감치 한나라당의 절대적 강세로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곧 굳이 여론조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17대 총선에서 50%의 득표율로 당시 열린우리당을 택했던 12만6000 안성의 표심(票心)이 한나라당으로 돌아설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나라당 김학용 후보(왼쪽)와 자유선진당 이병호 후보가 안성 시내를 돌며 지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후보 못내

현재 안성 선거구에는 한나라당 김학용 후보, 자유선진당 이병호 후보, 평화통일가정당 하정호 후보가 뛰고 있다. 출마 후보가 3명에 불과해 자칫 싱거운 선거가 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나라당을 비롯해 각 여론 조사 기관들이 안성을 '한나라당 우세'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강력한 경쟁상대인 통합민주당이 공천과정에서 예비후보로 신청한 홍석완씨의 선거법 위반을 문제 삼아 결국 후보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한나라당 김학용 후보와 맞붙은 자유선진당 이병호 후보가 17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와 7% 정도의 득표율을 기록한 데 그쳐 '인물론'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절대 우세론에 찬성하지 않는 시민들도 있다.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김성철(45·농민)씨는 "비료 값이나 사료 값이 크게 오르고 경제도 나빠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 가운데서도 한나라당에 등돌린 사람이 늘었다"며 "꼭 여당이 잘 살게 해주리란 보장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학용 후보가 후보 선출 과정에서 맞붙었던 같은 당의 이해구 전 의원 측을 충분히 껴안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한나라당 표 역시 투표 때는 갈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지난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던 3만3000여표(득표율의 약 50%)가 어디로 향할 지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제에 목마른 시민들·후보 공약은 비슷비슷

"예전에는 평택이 안성이랑 잘 해보려고 했는데 요즘은 당진 쪽으로 눈을 돌리더군. 안성 경제가 자꾸 죽어서 그렇지. 뉴타운 한다는 것도 늦어지고."

채소가게를 하는 김기철(47)씨는 "당은 별로 상관없지만 안성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송주희(여·26)씨는 "지역에 대학은 여럿인데 정작 지역 경제에는 보탬이 되지 않는 것 같다"며 "대학을 이용해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을 찾아 봐야 한다"고 했다.

이런 지역 분위기를 반영하듯 후보들의 공약도 지역을 경제 살리기에 집중돼 있다. 도의원을 지냈던 김학용 후보는 ▲고부가가치의 첨단 기업 유치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을 통한 지역 발전 등을 공약으로 내 걸었다.

이병호 후보 역시 ▲투기지역·토지허가구역 등 규제 완화 ▲고삼호수·금광호수 레저타운 조성을 통한 문화 관광자원 활용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기에는 한경대 등 지역대학교를 기지로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단지를 만든다는 구상도 포함돼 있다.

부재자 투표가 시작되는 등 선거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김 후보는 면 단위를, 이 후보는 시내를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선거 직전 열리는 7일 안성 장날, 후보들의 표심 잡기 대결이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