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 인사들이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서도 잇따라 요직에 진출하고 있다. 정부는 13일 '경제 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의 부위원장에 서동원 김&장 상임고문을 임명했다. 한승수 총리, 김회선 국가정보원 2차장에 이어, 현 정부가 요직에 발탁한 또 한 명의 김&장 출신이다.
로펌 출신으로 공정위 고위직에 오른 이는 서 부위원장이 처음이다. 그는 김&장 이전에 공정위 상임위원 재직 때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독점 사건의 주심위원을 맡아 32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에 한승수 총리가 임명됨으로써, 김&장은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총리와 현 정부의 첫 총리를 모두 배출했다. 한덕수 전 총리 역시 한승수 총리처럼 김&장 고문 출신. 한 전 총리는 마늘 비밀협상 파동으로 청와대 경제수석을 물러난 2002년 말부터, 한승수 현 총리는 2004년부터 김&장과 인연을 맺었다.
김회선 국정원 2차장은 서울지검 1·3차장과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친 '잘 나가는' 검사였으나, 2005년 "검사 생활 25년이면 할 만큼 했다"며 사표를 냈다. 주로 대기업 사건들을 맡았다.
한덕수 전 총리처럼 김&장 출신의 고위직 발탁은 '색깔'이 전혀 다른 노무현 정권에서도 있었다.
2004년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이헌재씨는 김&장 비상임 고문을 지내다 입각했고, 사퇴한 뒤엔 김&장 상임고문으로 복귀했다. 박정규 전 민정수석은 김&장 변호사에서 2004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바로 픽업된 케이스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김&장은 법률·금융 분야의 고위관료들이 퇴직하면 그들을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인다. 그 결과 경제부처·법원·검찰 등의 고위직 출신 고문들만 수십 명에 이른다. 국내 인재풀(pool)이 좁은 만큼 인재를 찾다 보면 김&장 출신들을 뽑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서울법대 60학번 동기인 김영무·장수길 변호사가 1972년 만든 김&장은 소속 변호사만 약 350명 가량이다. 작년 매출은 4000억원에 육박하고 변호사 1인당 매출액은 11억여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장은 일부 시민단체로부터 "외국자본을 대변하는 정도가 지나치고, 인맥을 동원한 '막후 로비'를 자주 한다"는 비판도 듣는다. 대표적인 것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도운 사건이다. 대검 중수부는 김&장이 '합법(合法)과 불법(不法)의 경계선'을 오가면서 론스타를 위해 일했다는 혐의를 지우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