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이혼할 때 자녀의 친권(親權)과 양육을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법원의 결정이 연이어 나왔다. 민법상 부부가 이혼하면 어느 한쪽을 자녀의 친권자나 양육자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친권과 양육을 공동으로 맡아야 한다는 결정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법원은 밝혔다.

5일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는 아들 한 명을 둔 결혼 2년차 부부 임모(남)·김모(여)씨 부부가 이혼하겠다며 맞소송을 낸 사건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까지는 임씨가, 금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아침까지는 김씨가 자녀를 돌봐야 한다는 조정안이 성립했다고 밝혔다.

둘 다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인 이들 부부는 평소 남편이 바쁜 데다, 외국에 거주하는 임씨 부모가 수시로 찾아와 부부 싸움이 잦았다. 재판부는 "부부가 모두 아들을 아끼는 마음이 있어서 이혼 후에도 엄마, 아빠 상황에 맞게 공동의 정성으로 아이를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같은 법원 가사10단독 최정인 판사는 형편이 어렵다며 세 자녀를 고아원에 맡긴 상태에서 이혼한 김모(남)씨 부부에게 "공동 친권자가 되고 양육도 공동으로 하라"는 판결을 최근 내렸다. 최 판사는 "두 사람 모두 아이들을 돌보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없어 부부를 공동 양육자로 정하는 것이 아이들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울가정법원 홍창우 공보판사는 "아이들의 미래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필요한 경우 공동친권·공동양육을 탄력적으로 적용하자는 판사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판사들은 "아직 시기상조다" "부부가 이미 사이가 나빠져 갈라섰는데 공동으로 양육하라고 하면 오히려 자녀들이 혼란스럽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