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25일 "삼성차 채권단 환수 소송과 관련해 법원이 내린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14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삼성차 채권단도 이날 항소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단군 이래 최대 소송'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던 5조원대의 삼성자동차 채권 환수 소송은 다시 한번 법정 다툼을 이어가게 됐다.

서울지방법원은 지난달 31일 1심 판결에서 "삼성 계열사는 채권단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을 처분해 2조30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삼성과 채권단은 연대보증으로 계열사들에 막대한 채무를 지운 합의서의 효력, 손실보상금 연체 이자율, 계열사의 현금 지급 의무 여부 등을 놓고 다툴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합의서 작성 당시 채권단에선 계열사들이 보증을 서지 않으면 각 계열사 채권을 회수하는 등 금융제재를 하겠다는 압력이 있었다"며 "외환위기로 경영난을 겪던 상황에서 만들어진 합의서는 원천무효"라고 말했다. 삼성측 오종환 변호사는 "설사 합의서가 유효하다고 해도 이미 채권단으로 넘어간 주식 350만주가 처분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열사들이 얼마나 부담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1심 주문에 불분명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 많아 항소를 결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삼성이 항소심을 통해 2조원이 넘는 채무를 줄여 보려는 시도로 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결과가 나올 경우 삼성으로선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채권단은 1심 판결에서 낮춰진 연체 이자율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주관사를 맡고 있는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각 사로부터 서면 의견서를 받은 결과 의결 기준을 넘겨 항소키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