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인사청문회도 열기전 자진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새 정부가 출범 이후 상당기간 국무회의를 구성하지 못한 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합민주당 등 야당이 26일 한승수 총리 임명동의안에 반대하고, 27~28일 인사청문회에서 일부 장관의 부동산·논문·국적 등을 문제 삼을 경우, 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성장관 인사청문회 차질 불가피

이 후보자가 이날 부동산 문제를 이유로 자진 사퇴한 것은 후보자격 논란을 조기에 정리함으로써 새 정부의 국정운영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이 당선자측 생각이 반영된 조치였다.

그러나 이 당선자측은 후임을 발표하진 않았다. 이동관 대변인은 "아직 백지상태이며, 하루 이틀 뒤 인선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새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27~28일 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대변인은 "인선을 서두르면 29일 임명해 내주 국무회의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철저한 검증을 강조하며, 청문회 기간을 최대한(20일) 늘려 잡을 경우, 3월 중순까지 장관 임명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

◆"장관 한 명 없으면 국무회의 구성 불가" 논란

문제는 여성부 장관 임명이 늦어지면, 국무회의가 구성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헌법은 국무회의 구성요건을 '대통령과 국무총리, 15인 이상 30인 이하 국무위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통과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정부 부처를 '18부4처'에서 '15부2처'로 줄였고, 국무위원 수도 15명으로 줄었다. 장영수 고려대·김상겸 동국대 교수는 "여성부 장관이 결원이 되면, 국무회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

국무회의는 각종 법령과 정부정책, 인사, 예산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심의·의결권을 가진다. 국무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국정현안 처리가 불가능해 국정공백이 불가피해 진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나머지 14명의 장관이 임명되면, 여성 장관 임명이 늦어져도 15명 성원이 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했다. 국무회의가 성립된다는 얘기지만, 국무회의의 적법성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노무현 정부 장관이 대타로

국정공백을 막기 위해 노무현 정부의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을 유임시켜 국무회의 요건을 맞추는 편법을 쓸 수도 있다.

현재 장 장관은 다른 장관들과 함께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했지만, 수리 여부는 이 당선자에게 맡겨진 상태다.

만일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표결이 부결될 경우, 현재의 한덕수 총리를 유임시켜 국무회의 요건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한 총리와 장 장관이 새 정부 출범을 위해 협조할지도 미지수이지만, 이런 모양새로 국무회의를 꾸려나간다는 것도 새 출발을 하는 새 정부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