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초대 총리로 내정된 한승수(72) 전 경제부총리는 총리 인선 막판에 후보군에 포함돼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 등 총선을 겨냥한 정무형 후보 기용이 모두 무산되자, 지난주 뒤늦게 후보군에 올랐다. 이경숙 인수위원장과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과 함께 3배수에 올랐고, 풍부한 국정경험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아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는 한 전 부총리와 개인적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따로 만나본 사이가 아니다"고 했다. 이 당선자는 친분도 없는 그를 왜 초대 총리로 내정한 것일까.
이 당선자측 핵심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도 유력한 후보가 아니었지만, 외부 평가 등을 고려해 당선자가 최근 마음을 정한 것 같다"고 했다. 이 당선자는 "나도 잘 모르지만, 언론에 나오는 것 보니까 좋게 보이더라. 연세는 많지만 에너지가 넘치고 총선용 인사로 비치지도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3선 의원에 장관과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국정·정치권 경험이 풍부하며 국제감각이 있다는 점 등이 플러스 요인이 됐다. 연세대 출신이라 고려대 출신 당선자와 조화를 이루는 측면도 있고, '국정 동반자'로 함께 가야 할 박근혜 전 대표의 이종사촌 형부라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한 전 부총리는 이날 유엔 기후변화협약 특사로서 국회 '기후변화 포럼'에 참석, 방명록에 "위민진정(爲民盡政·국민을 위하는 정치에 힘쓴다)"이라고 적었다. 다분히 총리 내정을 염두에 둔 말로 비쳤다. 총리 내정 여부에 대해선 "유구무언(有口無言)" "진인사(盡人事) 대천명(待天命)"이라고도 했다.
한 전 부총리는 20년간 정부와 정치권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고, 베네수엘라와 요르단의 재정자문(고문)관도 했다. 이 당선자가 제시한 자원외교 등 글로벌 총리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강원 춘천 출신인 한 전 부총리는 서울대 교수이던 88년 민정당 공천으로 당선, 정계에 입문했다. 김영삼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원만한 성격과 일처리로 상도동 가신보다 더 신임받는 '도승지'로 통했다. 90년 상공부 장관을 마치면서 2년3개월간 장관경험을 후임에게 비망록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