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李明博) 대통령 당선자는 새해 첫날인 1일 정부조직 개편방향과 관련, "일본이 대장성(大藏省·현재의 재무성)을 없애는 조직개편을 한 것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당선자의 이런 발언은 재정경제부의 기능개편 및 통·폐합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당선자는 이날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무식에 참석, "우리로 치면 재경부인 대장성이 일본 사회를 완전 지배하고 있었는데, 일본 같은 전통적 관료사회에서 (대장성을) 재정비했다"며 "그들은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10년 동안 어려움 속에서 준비를 갖춰 지금 나타났다"고 했다. 일본이 관료주의 병폐로 지적돼 온 대장성을 폐지, 경제대국으로 재도약했다는 뜻으로 보인다. 일본은 2001년 중앙 성청(省廳·부처) 개편 때 정부의 예산·재정·세제·금융·기획·검사·조달 기능을 모두 장악하고 있던 대장성을 폐지하고, 재정·세제·통화 기능만을 담당하는 재무성을 신설했다.

이 당선자는 “내 부처의 이해를 반영시키려고 (인수위에) 나왔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냉정하게 내 부처가 이대로 안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부처 이기주의에 입각해 로비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며 “중요한 안은 1월 안에 국회에 상정해 의원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놓고 정부 주변에선 "재경부 등 경제부처에 대한 대대적 수술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일본이 대장성 같은 권력기관을 폐지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특정부처 개편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했고, 재경원 차관을 지낸 강만수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도 "예시적 차원이며, 구체적 안이 검토된 건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한 인수위원은 “(당선자는) 일본이 대장성 폐지로 정부 기능을 확 줄이고, 문부성을 문부과학성으로 합쳐 고교평준화를 사실상 없애는 성과를 낸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경제·교육 등 핵심 분야에서 정부 부처 슬림화와 규제완화, 민간으로 권한 이양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이 당선자는 이날 KBS·SBS와 대담에서 "정부조직법을 바꾸고, 총리·각료 청문회도 해야 하는데 공천문제가 겹치면 국회가 안된다"면서, 대통령 취임 전에는 공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