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새벽 자신이 경비를 맡고 있는 서울 청담동 빌라의 고객 집에 복면을 쓰고 침입해 강도짓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힌 노모(31)씨는 경비업체 에스원의 전직 직원이 아니라 현직 직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10일 “담당 형사가 진술 조서를 받을 때 ‘직업이 뭐냐’고 물었더니 노씨가 ‘세콤 직원’이라고 말했다”며 “노씨는 현직 에스원 직원”이라고 밝혔다. 세콤은 에스원이 운영하는 무인경비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에스원은 경비 직원이 고객을 흉기로 위협해 강도짓을 했을 뿐 아니라 범인의 신원을 전직 직원이라고 둘러대 에스원과 이 사건이 관계가 없는 것처럼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스원측은 사건 발생 직후 “노씨는 일주일 전쯤 사표를 냈고, 더 이상 우리 직원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 9월 10일자 A10면 참조〉 에스원은 삼성그룹 계열사로서 무인 경비시장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국내 최대 경비업체다.
노씨에게 피해를 당한 A(여·28)씨도 이날 “범행 당시 출동한 경찰이 다른 에스원 직원으로부터 노씨가 에스원 현직 직원임을 확인했고, 우리 집 식탁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진술서를 썼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에스원 압구정지사장이 집에 찾아왔기에 ‘그만둔 사람도 아니고 현직 직원이 이런 짓을 할 수 있느냐’며 항의했더니 ‘죄송하다’며 사과했다”고 말했다. A씨의 거실에 붙어 있는 세콤 경보기에는 아직도 노씨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다. 이 빌라에 사는 다른 주민도 “(노씨가) 지난주까지도 늘 찾아오던 사람이고 앞집에 소개도 시켜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스원측은 지난 9일 “노씨가 지난 5일 그만뒀다”고 밝혔다가 10일엔 “(범행 전날인) 8일 그만뒀다”고 말을 바꿨다. 피해자 A씨는 “범행 당시 현직 직원임을 시인하던 에스원의 압구정지사장이 10일 찾아와 노씨가 토요일이던 지난 8일 퇴근하면서 사표를 제출했다고 말을 바꾸었다”고 밝혔다. 에스원측은 노씨에 대해 “그만둔 사원이 맞다”는 말을 되풀이할 뿐 노씨의 사표 제출시기 등과 관련된 증거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