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강수진(40·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발레 인생은 ‘로미오와 줄리엣’ 중 1막의 힘찬 점프 장면으로 압축된다. 그가 6월 말 출간한 첫 번째 화보집 ‘강수진(Sue Jin Kang)’의 표지엔 1993년 1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처음으로 주역을 맡았던 ‘로미오와 줄리엣’ 사진이 실려 있다. 26일 아침 7시(독일 시각) 국제전화를 받은 강수진은 “한없이 초조하고도 기쁜 날이었는데, 지금 봐도 파워풀한 점프”라고 말했다. 남편(발레단 동료였던 툰치 소크맨)과 사진작가(군델 킬리안)가 함께 골라낸 사진이다. 다음달 7일 이 발레단이 강수진 입단 20주년을 축하하며 그에게 헌정할 작품도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발레단이 현역 단원에게 공연을 바친다는 게 대단하다.

"날짜가 2007년 7월 7일이라 사운드(소리)도 좋다. 공연 후 날 위해 파티를 열어준다고 한다. 행복하다. 그 토요일 밤의 줄리엣은 물론 나다. 마흔 살의 줄리엣이라니…(웃음)"

―발레단 맏언니인가.

"최고령이다. 올해 은퇴를 선언한 알렉산드라 페리(미국 아메리칸발레씨어터)를 비롯해 내 세대의 발레리나들은 거의 다 무대를 떠났다. 우리 발레단에서 두 번째 나이 많은 발레리나가 서른 살이다. 오래 춤출 수 있다는 데 늘 감사하며 산다."

―28편의 출연작 사진이 든 화보집은 자서전 같다.

"신랑이랑 사진을 고르며 많이 웃었다. 여전히 신선한 추억이 많아서다. 입단 20주년에 맞춰 나와서 더 기쁘다."

―요즘 하루 연습량은.

"작년, 재작년과 같다. 하루 6시간이다."

―체력이 안 달리나.

“희한하다. 예전보다 몸이 더 좋아진 느낌을 받는다. 부모님, 신랑, 팬들이 밀어주고 격려해줘서 힘이 나는 것 같다.”

―7월 말 한국에서 올리는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에서는 예술감독을 맡았는데.

“부제가 ‘강수진과 친구들’이다. 김지영(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유지연(러시아 키로프발레단), 김세연(스위스 취리히발레단), 김주원(국립발레단) 같은 프로들이라 걱정 안 한다. 우리끼리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나도 가장 좋아하는 ‘오네긴’의 3막 2인무를 춘다.”

―올해 로잔콩쿠르에서 우승한 박세은도 그 무대에 오른다. 박세은은 당신이 기증한 토슈즈를 경매해 만들어진 후원금(약 50만원)을 받아 토슈즈를 샀다.

“나도 들었다. 최근 장래가 밝은 후배들이 많이 등장해 기쁘다. 하지만 발레리나로 사는 일은 좋을 때보다 힘들 때가 더 많다. 인내심이 중요하다. 고통스런 시간을 지나지 않으면 행복이 와도 행복인 줄 모르지 않는가.”

▶7월 25~27일 LG아트센터, 28일 노원문화예술회관, 30일 김해문화의전당에서 공연한다.  www.ipap.co.kr 참조. 화보집은 1000권 한정판매. (02)3674-3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