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구속된 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이 보복폭행 과정 전반을 주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쇠파이프와 전기충격기를 휘두른 사실이 김 회장의 구속영장을 통해 새롭게 드러났다. 또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합의금으로 80억원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진위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김 회장, 계획·역할분담 모의’
경찰이 발부받은 영장에 따르면, 김 회장은 아들(22)이 폭행당한 사실을 보고 받은 뒤 서방파 행동대장이자 하부조직 ‘맘보파’의 두목인 오모씨, 한화 하청업체 대표 김모씨, 청담동 G주점 사장 장모씨와 직·간접적으로 범행계획·역할분담을 모의했다. “우발적인 행동이었다”는 김 회장의 해명과 배치되는 것이다.
김 회장은 청담동 G주점으로 S클럽 종업원들이 불려오자 일행에게 “태워”라고 명령했다. 김 회장의 지시에 따라, S클럽 종업원들은 강제로 차에 태워져 청계산 인근 신축 공사장으로 끌려 갔다. 일행은 G주점을 떠난 지 30분 만에 15.6㎞ 떨어진 현장에 도착했다. 김 회장과 그 일행들이 처음부터 청계산을 보복폭행의 장소로 사전에 지정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쇠파이프·전기봉 사용’ 폭행
김 회장은 청계산 인근 빌라 공사장에서 S클럽 종업원들을 폭행하는 과정에서 길이 150㎝짜리 ‘금속성 건축자재’로 피해자 중 한 명을 한 차례 때렸다고 경찰은 영장에서 밝히고 있다. ‘금속성 건축자재’란 한마디로 쇠파이프다. 김 회장은 또 피해자 한 명의 머리에, 다른 피해자의 목에 각각 전기봉을 대고 한 차례씩 전기충격을 가했다고 돼 있다. “흉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김 회장 해명과 다르다. 사실이라면 ‘흉기 상해(傷害)’로 실형(實刑)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변호인 “피해자들 80억 요구”
지난 11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때는 보복폭행 피해자들이 김 회장측에 합의금으로 80억원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이광만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합의가 안 된 이유를 묻자, 김 회장 변호인이 “피해자를 만난 일이 없고 중간에서 이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100억, 150억, 80억 이렇게 요구했다”면서 “그런 요구를 한 건 S클럽 조모 사장이 아니라 그 윗선”이라고 말해 피해자들에게 배후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는 것이다. 반면 피해자들은 “숨어 다녀서 김 회장 쪽과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