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제 몇 밤 자면 돼요?” 윤대웅(7·경기도 파주시 금촌동)군은 요즘 엄마에게 하루에 한 번 이렇게 묻는다. 20일은 대웅이가 다니는 파주 금화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의 향기반·이슬반 학생들이 소풍 가는 날이다. 그런데 이 소풍, 특별하다. 80명이 전세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서울 정동극장으로 가 오전 11시에 어린이 뮤지컬 ‘브레멘 음악대’를 보고, 경복궁으로 이동해 야외에서 냠냠 김밥을 까먹고, 경복궁을 훑은 뒤엔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옮겨 전시를 관람하는 일정. 이른바 ‘문화 소풍’이다. 대웅이 엄마 김선옥(38)씨는 “ ‘브레멘 음악대’엔 동화 속 동물들이 다 나오느냐, 경복궁엔 어떤 왕이 살았느냐 같은 질문을 쏟아내는 게 벌써 ‘소풍 모드’ ”라며 “아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정동극장으로 소풍 온 아이들이 어린이 뮤지컬‘브레멘 음악대’의 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소풍 시즌 개막과 함께 문화 소풍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정동극장-서울역사박물관-덕수궁-청계천-경복궁이 벨트를 형성한 서울 광화문 일대엔 두세 곳을 묶은 프로그램이 인기다. ‘브레멘 음악대’를 공연하며 역사박물관·덕수궁과 문화 소풍을 기획한 정동극장은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에 이미 4000장 넘는 표를 팔았다. 어린이 단체의 경우 역사박물관은 무료, 덕수궁은 400원만 내면 입장할 수 있다. (02)751-1500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28일부터 한 달간 무료 전시 ‘봄나들이 전-아트 사파리’를 연다.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소풍철이라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을 겨냥해 흥미롭고 학습효과도 있는 작품들을 모았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에 기획전시 ‘한국화 1953~2007’(어린이 300원)도 펼쳐진다. (02)2124-8800

진달래와 벚꽃이 지고 곧 영산홍이 필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과 극장 ‘용’, 운치 있는 거울 못과 넓은 광장을 품고 있다. 용산가족공원과도 붙어 있어 문화 소풍 코스로 그만이다. 극장 용에서는 5월 4~6일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모차르트 음악회’와 함께 타악기 체험전, 캐리커처 그려주기 같은 행사가 열린다. 어린이박물관은 5월 7일 ‘어린이 문화재 그리기 대회’, 5월 11일 ‘박물관 이야기 교실’, 5월 13일 ‘우리는 고고학자 가족’ 같은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했다. (02)2077-9000

대학로에도 문화 소풍 대안 코스가 있다. 20일부터 한 달간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에서 공연할 ‘여우야 뭐하니? 동산에 꽃피면 나하고 놀자’는 공연 시간 30분 전에 가면 배우들과 함께 극장 앞마당에서 줄넘기·술래잡기 같은 골목놀이를 할 수 있다. ‘여우야 뭐하니…’는 2001년 서울어린이연극상 최고인기상을 받은 국악 뮤지컬이다. 사다리아트센터는 공연을 보고 낙산공원-쇳대박물관-서울과학관-창경궁을 둘러보는 소풍 코스를 추천하고 있다. (02)382-5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