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양복 입고 단체로 결혼식·장례식에 참석하는 것도 ‘활동’에 해당합니까?”

수도권 검찰청의 한 수사관은 최근 자칭 조폭 조직원으로부터 웃지 못할 전화문의를 받았다. 이 조직원은 “범죄단체 활동죄에서 말하는 ‘조폭 활동’의 정의가 뭐냐”며 꼬치꼬치 캐물었다.

조폭 가입 행위뿐만 아니라 조폭 활동도 처벌하도록 한 ‘범죄단체 활동죄’의 적용사례가 하나 둘 생기면서, 조폭들이 긴장하고 있다. 폭력조직에서 활동하는 이상 탈퇴할 때까지 처벌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수원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김학석 부장)는 지난 3일 상대 조직원의 승용차를 야구방망이 등으로 망가뜨린 안양 T파 조직원 24명을 범죄단체 활동죄로 기소했다. 수원지검은 지난달 16일 경쟁조직 숙소를 습격, 상대 조직원 1명을 죽이고 3명을 다치게 한 수원 N파 조직원 등 17명을 같은 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 조항이 도입되기 전에는 조폭들이 도심에서 회칼과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고, 서민을 공갈·협박하는 ‘무법천지’를 만들어도 조폭이 아닌 보통의 폭력·재물손괴·공갈범과 구분해 엄벌할 근거가 없었다. 이 때문에 강제로 합의를 유도해 벌금만 물고 활동을 재개하는 경우도 많았다.

‘범죄단체 구성·가입죄’가 있었지만 한 번 처벌받으면 다시 처벌이 안 되고, 가입한 지 오래되면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조차 못할 때도 있었다. 반면 범죄단체 활동죄는 벌금형이 아예 없어, 전과가 있는 경우는 반드시 실형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