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창당을 둘러싼 열린우리당의 내분사태가 다시 격화되고 있다. 해외순방에 나섰던 노무현 대통령이 10일 귀국한 것에 맞춘 듯, 친노(親盧) 성향 당원 1000여명이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신당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이에 맞서 당 지도부는 신당 추진을 위한 국회의원 상대 설문조사를 강행하겠다고 나섰다.
친노 성향의 여당 당원들은 이날 당사에서 '전국당원대회'를 열어, 김근태 의장이 이끄는 당 지도부인 비상대책위를 해체하고 전당대회를 열것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엔 명계남·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와 노 대통령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씨 및 노사모 등 당내 친노 성향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지난 6개월간 비대위가 보여준 것은 무능과 독단, 혼란이었다”, “남들 다 욕해도 대통령 덕에 배지 단 ×들이 그러면 안된다”고 했다. “노 대통령과 창당정신을 사수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김근태 의장 등 지도부는 이날 저녁 비대위 간담회를 갖고,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5일 예산안이 처리된다는 전제하에 14~15일 이틀간
통합신당 및 당의 진로에 대한 의원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
박병석 비대위원은 “설문조항은 신당 찬반과 당의 진로, 전당대회 개최 시기·방식 등 10개 미만으로 정리했고, 노 대통령 거취 문제는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비대위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17일 비대위 워크숍, 18일 의원총회를 겸한 의원 워크숍을 잇따라 열기로 했다. 신당 창당으로 당론을 모은 뒤, 내년 2월 전당대회는 사실상 통과의례로 치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과 사학법이 변수다. 노 대통령이 다시 신당에 반대하며 당내 논쟁에 뛰어들 수 있다. 또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 예산안 등의 처리가 지연되면, 신당 문제는 뒤로 미뤄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