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4당 대표 간 회담에서는 ‘대선자금’ ‘측근비리 수사’ ‘이라크 파병문제’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열띤 논전이 벌어졌다. 쟁점별 발언록은 다음과 같다.

대선자금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총재 =대선자금 수사, 빨리 매듭 짓는 게 좋겠다. 경제 어려운 상황인데, 정치권 관련 조사하다 경제계 수사하는 것이 경제인 사기에 좋지 않은 영향 준다.

최병렬(崔秉烈) 한나라당 대표 =한나라당 불법 자금에 대해 모든 책임 진다. 안 질 도리가 없다. 갈 때까지 가겠다. 그러나 투자여력있는 기업이 검찰 불려가는 것은 문제다. 수사 빨리 끝내야 한다. 정치권이 모든 책임있고, 기업은 돈 준 책임밖에 없다. 대선자금 수사는 말할 자격 없으나 공정치 않다. 납득하기 어렵다. 여론조사에서 53.6%가 특검 지지했다. 우리가 더 썼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대통령도 쓴 것 아니냐.

조순형(趙舜衡) 민주당 대표 =대선자금 문제에서 이회창 후보는 패자고, 노무현 대통령은 승자다. 양쪽 다 책임있으므로 양쪽 다 고해성사하라. 안희정씨 건도 (대통령이) 아는 대로 밝혀라.

김원기(金元基) 열린우리당 상임의장 =경제 위축은 사실이며, 빨리 종결되길 바라나 정치적 고려로 검찰수사를 조기에 끝내는 것은 국민 정서로 봐서 옳지 못하다. 경제 신인도 높이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수사 있어야 되고, 해당 정당은 검찰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조순형 민주당 대표, 김원기 열린우리당 상임의장, 김종필 자민련 총재(노 대통령 뒤쪽 오른쪽부터) 등 4당 대표들과 함께 간담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임현찬기자 hclim@chosun.com

노 대통령 =지금 모두에게 어렵고 고통스런 시기다. 대통령 주변 문제가 적나라하게 노출된 것도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유불리, 호불호 떠나 거역할 수 없는 시대흐름이 있다. 이것을 멈출 수도 만들어낼 수도 없다. 어느날 불거져 시작돼 굴러가고 있다. 그런 흐름이라면 이런 시련이 선순환 계기가 되도록 살려나가는 게 필요하다. 정치권 모두가 한 일을 속이고 회피해선 안 되고 되지도 않는다.

동서고금에 진실한 고해성사는 없었다. 수사에 의해 진실이 규명될 수밖에 없고 이것에 적극 협력하고 마무리지어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개혁과 정당문화 개혁, 그리고 정치혁신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다시는 불법자금 정치가 반복되지 않도록, 10분의 1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모두 합심해 그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을 수 있는 선량한 지혜가 필요하다.

(조기종결론을) 검찰에 명령할 처지가 아니다. 그럴 법적 권한이 없다. 우려를 표명함으로써 자기 한계선을 가게 하는 정도, 검찰이 합리적 판단을 하게 하는 정도밖에 할 수 없다. 경제 부담 때문에 빨리 덮는 게 좋다고 했는데 정치권이 적극 협력하면 빨리 종료된다. 투명하게 털고 가면 경제에도 장기적으로 좋은 영향 있을 것이다.

공정 수사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측근 문제는 이미 특검법이 통과돼 있고 대선자금 문제도 머지않아 마무리되는 대로, 시기가 중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회가 제안하면 특검을 받아 검증받는 게 좋겠다.

불법 선거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으면 (대통령)직을 걸고 정계를 은퇴할 용의도 있다. (최병렬 대표는 이 부분에 대해 노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더 이상 아니면 말고 식으로는 안 된다. 명확한 사실을 갖고 공방하자.

재신임과 열린우리당 입당

조 대표 =재신임 문제를 3개월째 끌고 있는데, 재신임 (국민)투표는 위헌이다. 철회해야 한다.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입당은 헌법위반으로 안 된다. 민주당으로 당선됐는데 탈당해, 다른 당(에) 입당하는 것은 불가하다.

김 의장 =민주당 해체 제일 먼저 주장한 게 조 대표 아닌가. 새 당 만들자는 것 아니었나. 이제 와 열린우리당 입당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조 대표가 그런 말 해선 안 된다. 재신임 문제는 위헌 소지 없이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 총재 =대통령이 재신임 문제는 거둬들여야 한다. 책임정치 측면에서 대통령 입당은 당연하다.

최 대표 =재신임 국민 투표는 위헌이다.

노 대통령 =국민투표는 불가능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 그러나 양심의 부담과 책임정치 취지를 고려해 저나 저의 주변 수사가 마무리되어 진상이 밝혀진 뒤 국민의 뜻을 살펴 최종 결단하겠다.

국정쇄신

최 대표 =대통령은 국정에 전념하라. 대통령이 총선 준비하는 것으로 어수선해서는 안 된다.

조 대표 =민생과 경제안정이 최우선 과제다.

노 대통령 =정치공방에 시달려 지도력이 흔들렸지만 정부 책무는 하나도 빠짐없이 잘하고 있다. 소홀히 하고 있지 않다. 개각은 할 때 하더라도 분명한 이유를 갖고 해야지, 정치적 이유 갖고 하지 않는다.

이라크 파병

발언록이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나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이 두 안을 설명했고, 대체로 2안, 즉 부대 임무는 평화재건 지원이고 파병부대의 안전을 고려해 일정 지역 담당하며, 추가 파병 규모가 3000명인 안에 대해 이해를 표시했다. 4당 대표는 당론 모으는 절차 밟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아랍권과의 우호관계 맺기 위한 조치 취하고 있고 재건지원 명칭도 그런 고려이며, 안전 문제를 생각해 독자 지역을 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가 오늘로 결심해서 내용을 다듬어 지체 없이 국회에 제출할 테니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전했다.

김창균기자 ck-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