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파업으로 인한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의약분업이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나면서 제도
미비에 따른 갖가지 부작용과 함께 편법이 속출,
제도 정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일부 병원에선 처방료 수입을 위해 약이 필요하지
않은 물리치료 환자에게도 약 처방전을
발급하는가 하면, 진료횟수를 늘려 환자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약국에선 조제가 힘든 소아약
등을 기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의약분업이
부분적으로는 정착하고 있으나 환자들의 불편과
불만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불합리한
사항을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무조건 약 처방전을 발행해야 환자 이익

당뇨환자 이모(46)씨가 의원에서 혈당검사를
하고 나온 총 진찰료는 1만원. 약 처방전이 없는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무조건 3200원이다.

그러나
의사는 이씨에게 『약 처방전을 받아야 오히려
진료비가 싸진다』며 『처방전을 줄 테니 약은
사도 되고, 안 사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처방전을
받은 이씨의 총 진찰료는 처방료를 합쳐
1만1900여원. 그러나 총 진료비가 본인 부담금
상한선인 1만2000원을 넘지 않아 2200원만 냈다.

약을 사지 않아도 되는 무차별적인 원외처방전
발행으로 환자는 낼 돈이 줄었지만, 결국 의사의
처방료를 지급해야 하는 의료보험 재정만 축나게
됐다.

◆ 진료횟수 늘려 환자부담만 늘어

고혈압 환자
김씨는 예전에는 30일치씩 약을 받았으나,
의약분업이 시작된 뒤 15일치씩으로 줄어들었다.
이유는 의사들이 30일치씩 약을 주면 수입이
예전보다 감소하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2~3일마다
진료하던 것을 매일 오도록 해 진료횟수를 늘리는
경우도 많다. 3일치 처방료(2864원)를 한번에 받는
것보다 하루 처방료(1737원)을 세 번 발행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 약국의 소아환자약 조제 기피

주부 이효순씨는
딸(3)의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갔으나 약사가
『다른 약국으로 가라』는 답변을 들었다. 실제
이유는 소아환자는 처방이 하루에 0.75알 등으로
조제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약사 김모(37)씨는
『소아과 조제의 경우 알약을 갈아 물약과 섞거나
정밀저울로 용량이 맞는지 확인해야 되므로
조제시간이 길고, 투약병, 약숟가락 비용 등을
약국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 처방전 대필로 진찰료 줄여

처방전이
공개되면서 대학병원 등에서 진료를 받고는 이를
의원이나 보건소에 가서 똑같이 처방해 달라는
환자의 처방전 대필 요구가 늘었다.

특히 보건소
처방료가 싸 보건소로 몰리고 있다. 서울
강북지역의 보건소 의사 문모(35·여)씨는 『진찰도
받지 않은 채 종합병원 처방전대로 써달라는
환자가 하루에 4~5명은 찾아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