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틀째 열린 국민회의 정치개혁 공청회에선 당이 마련한 정당
명부제 선거제도 개혁안에 대해 무차별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한나라
당측도 별도로 반대 의사를 밝혀 정당명부제의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국민회의 공청회에서 가장 집중적인 비판을 받은 내용은 '정당명부
식 선거제를 통해 지역분할 정치구도를 완화하겠다'는 도입취지 부분.
단국대 장석권 부총장은 "정당명부식으로 지역분할구도를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발상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고, 중앙선거관
리위원회 박기수 선거국장은 "후보가 아닌 정당에 대해 투표함에 따라
'지역별 표몰림'현상이 오히려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구본홍
문화방송 해설위원도 "상대지역에서 국회의석 2∼3석을 건져본들 큰
의미가 있겠느냐"며 회의론을 표시했다.

국회의원수를 50명 줄이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1대 1로 조정
하겠다는 방안에 대해서는 '비현실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영
남대 성낙인 교수는 "현행 2백53명인 지역구 의원을 1백25명으로 50%
감축하는 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했다. 단
국대장 부총장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줄 뻔히 알면서 여야 흥정용으
로 내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제기했다.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에서 특정정당이 비례대표 의
석을 3분의 2 이상 차지하지 못하도록 한 방안에 대해서는 위헌 시비
가 제기됐다.

선관위 박 국장은 "표의 등가성을 4 대 1 이상 왜곡하면 위헌이라
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있는 만큼 상한선을 80%이상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고 성 교수는 "상한선 제도는 민의의 정확한 반영을
위한 비례대표 취지에 위반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은 "특정정당이 특정지역의 민의를 대
표하는 의원이 한명도 없는 것과 3∼4석이라도 의석을 얻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정당명부제가 지역분할 완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 연구소는 정당명부제가 ▲보스가 낙점
하는 비례대표의원수를 증가시켜 사당정치, 계보정치를 강화하고 ▲소
수정당 난립으로 정국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도입 반대의사를
밝혔다.

공동여당인 자민련은 정당명부제 자체보다는 국민회의 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지역구 의원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은 혁명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면서 실현가능성에 대해 의문
을 표시했다.

(* 김창균·ck-kim@chosun com*)(*우병현기자·penman@chosun 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