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릴리, "북에 `대화하면 실리' 확신 줘야" ###
### 글라이스틴, "원칙내 쌀지원등 유연성을" ###.
미국내에서 한반도 상황의 변화추이를 가장 깊은 관심을 갖고 정확
하게 추적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마도 전직 주한 대사들일 것이다. 제
임스 릴리, 도널드 그레그, 글라이스틴 등 전직 대사들을 상대로 북 상황
인식과 한미정부에 대한 조언등을 들어보았다.
▲제임스 릴리=북한의 비무장 지대 무장 시위는 한국과 미국 두 나
라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다. 한국 총선과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시점을 선택한 이유도 그 효과의 극대화에 목적이 있었다고 본다.
그 결과 한미간의 공조체제에 균열을 가하면서, 미국과의 군사 회담을 이
끌어 내겠다는 계산이다. 북한의 경제는 최근 6년동안 내리막길을 걸어
왔다. 농업과 에너지 분야는 특히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한의
경제 시스템은 완전히 실패했다. 국민소득의 25%를 국방 분야에 쏟아
붓는 경제운영방식하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정치 체제는 상당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북한 체제는 불안정하지만 상당 기간 지속되리라는 예상이다. 한
미 정부는 도발적 행위는 결코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
지를 북한에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이 한국과의 대화에 성실히 임
할때 그들이 원하는 경제적 과실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한국 정부는 어려운 현실을 잘 극복해 왔다. 미정부도 현재까지
주어진 여건하에서 적절하게 대응해 왔다고 평가하고 싶다. 한미 정
부는 , 중국, 등 주변 국가들과의 협력아래 북한 핵심과제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지하고, 경제적 개혁을 유도
하며, 무엇보다 먼저 남북한 대화를 성사시킴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을 완
화해야 한다.
▲도널드 그레그=북한의 비무장 지대 시위는 한마디로 바보같은 일
이다.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북한은 한국을 상
대로 기습전이나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 이 사건 배경에는 북한
내 강온파간의 대립이 깔려 있는 듯하다. 미협상에 주로 나섰던 외교
부와 강경 군부간의 갈등이다. 김정일은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운 인물
로 보인다. 현재 그는 강온파간의 균형을 잡기 위해 매우 어려운 처지
에 있다.
북한의 경제난과 내부권력투쟁등으로 인해 김이 선택할 수 있는 폭
은 그다지 넓어 보이지 않는다. 북한은 붕괴보다는 해체(Disintegration)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한다. 동구보다는 소련형 모형을 따르게 될것
이다. 남북대화의 필요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미정부는 북한의 「소
프트 랜딩」을 이야기 하지만, 진정한 소프트랜딩 정책이 있는지 의심스럽
다.
지금 미정부는 미-북기본합의 이행과 남북대화 권장 외에는 이렇다
할 정책적 대안이 없는 상태다. 한국정부는 미국은 물론 중국,
등과의 관계를 밀접히 유지해 나가야 한다. 특히 염두에 둘 것은 북한
의 도발적 행위에 과잉 반응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윌리엄 글라이스틴=북한의 비무장 지대 시위 배경에는 북한 내부
모순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정전체제는 오래전부터 위
협받아 왔고, 이번 일로 위기가 드러났을 뿐이다. 이에 대해 세 가지
정도의 대응 방안을 제시해 볼수 있다. 우선 한미가 북한에 대한 빈틈
없는 경계 태세를 보임으로써,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막아야 한다. 또
외교적으로 정확하고 단호한 의사표시가 있어야 한다. 둘째, 중국이 이
문제에 건설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강요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만큼
한반도 정전체제 유지에 큰 이해관계를 지니고 있다. 중국은 이미 이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셋째, 한국 정부는 총선이 끝나 정치적 부
담이 덜어진 만큼, 보다 유연한 대북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쌀 지원
을 예로 들 경우, 북한이 처음에는 거부할지라도 압도적 우위에 있는 한
국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 미국과의 협력관계에 있어서
도 원칙이 지켜지는 범위내에서는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
김정일의 리더십은 매우 취약한 형태인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상황으로 미뤄볼 때 일종의 집단지도체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 통일성을 기하기가 어렵다. 북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제난인 반면, 북한 지도부는 이데올로기에 집착해 있고,
보수적이다.【워싱턴=김창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