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에서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자’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달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친윤계 핵심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도 5일 “내년 1월 말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시행을 전제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여당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도 이날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하자는 의견서를 방역 당국에 냈다. 이는 ‘자유’를 강조하는 여당이 전 정권에서 시작된 코로나 방역을 사실상 끝낸다는 정치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 “동절기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권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은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했고 독일, 이탈리아, 호주 등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부분 국가 역시 의료 시설이나 사회복지 시설, 대중교통 등에서만 적용하고 전방위적 실내 착용 의무는 해제했다”고 했다. 이어 “획일적이고 광범위한 의무 부여 대신 국민의 자율과 의사가 존중받는 합리적인 대책 마련을 방역 당국에 요청한다”며 “(국민에게) 일상의 자유를 돌려드려야 마땅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지사도 이날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하자는 충남도의 의견을 중대본에 전달하도록 했다”며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아이들의 경우 정서·언어·사회성 등 발달 과정의 부작용도 크다”고 했다.
대전시는 지난달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공문을 보내 “12월 중 정부 차원의 결정이 없을 경우 내년 1월 실내 마스크 착용 자율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식당 들어갈 때만 마스크를 쓰는 등 실내 착용 조치가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많은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반면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실내 마스크를 지금 당장 벗는다면 감염이 늘 것이 뻔하고, 그만큼 중환자와 사망자도 늘기 마련”이라며 사실상 반대했다. 정 위원장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을 때 생기는 억울한 죽음과 고위험 계층의 고생에 대해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 실내 마스크 해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옳다”고 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국민 건강 측면에서 바라보면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게 맞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대전, 충남을 시작으로 여권 핵심까지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를 들고나온 것은 코로나 방역 장기화에 따른 시민들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전 정권에서 시작된 코로나 방역을 졸업한다는 선언으로써 정치적 주목을 얻는 효과도 있다. 권성동 의원은 ‘자유’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 기조를 염두에 둔 듯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를 주장하며 “자유는 현실에서 구현돼야 한다”고 했다. 아직 당정(黨政) 차원에서 협의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결국 시기의 문제라는 전망도 있다. 질병관리청은 오는 15일 실내 마스크 착용을 포함한 방역 정책 공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마스크 착용은 미국 등 해외에서도 중앙·지방정부의 관할권, 자유와 통제를 둘러싼 논쟁적인 주제였다. 지난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방침을 철회하면서도 병원 등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그러자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은 “수용하지 않겠다”며 반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