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8대가 30일 우리 남·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사전 통보 없이 진입해 우리 공군 F-15K 등 전투기 여러 대가 긴급 출격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중러는 한반도 주변 군사 활동을 늘리고 있다.

공군 F-15K 전투기. /뉴스1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중국 H-6 폭격기 2대가 오전 5시 48분 이어도 서북방 126㎞에서 KADIZ 진입 후 동쪽으로 이동해 15분간 비행하다 6시 13분 KADIZ를 이탈했다”면서 “이어 6시 44분 포항 동북방 KADIZ에 재진입해 북쪽으로 비행하다 7시 7분쯤 이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12시 18분쯤 러시아 군용기 6대(TU-95 폭격기 4대, SU-35 전투기 2대)와 함께 울릉도 동북방 200㎞의 KADIZ에 진입했다. 이후 독도 동남쪽을 비행하다 12시 36분쯤 KADIZ를 빠져나갔다. 중러가 연합 항공 훈련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9년 7월23일 한국 영공을 침범하거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러시아-중국 군용기들. 러시아 TU-95 폭격기(위에서부터 시계방향)와 중국 H-6 폭격기, 러시아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로이터 뉴스1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5월에도 군용기 6대로 KADIZ에 진입했었다. 지난해 중국은 70여 회, 러시아는 10여 회 KADIZ를 침범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 안에 진입하는 군용기는 미리 통보하는 것이 국제 관행인데 중러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

군은 중러 군용기의 KADIZ 진입 이전부터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 상황을 대비한 전술조치를 했다. F-15K 전투기를 비롯한 전투기 여러 대가 전술조치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방위성도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