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해군이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 도발에 대응하는 해상 연합 기동 훈련을 한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지난달 26~29일 한미 연합 해상 훈련, 30일 한미일 대잠수함 전투 훈련, 이달 6일 한미일 미사일 경보 훈련에 이어 다시 한미 연합 훈련이 펼쳐지는 것이다. 북한이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에 이어 전날 전투기·폭격기 12대로 공중 위협에 나선 다음 날 한미가 다시 호흡을 맞추는 것이다. 2주 사이 동해에서 한미 훈련, 한미일 훈련을 2번씩 총 4번 하는 일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는 지난 5년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커진 반면, 한미일 공조 체제는 약해진 상황에서 3국이 단기간에 손발을 맞추며 대북 억제 전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유례없는 도발 행태를 보이자, 떠났던 미 항모가 곧바로 뱃머리를 돌리는 등 한미 동맹도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다.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참가한 미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 /해군

합참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우리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 호위함 동해함을 비롯해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이지스순양함 챈슬러스빌함, 이지스 구축함 벤폴드함과 배리함이 참가했다. 양국 해군은 동해상에서 전술 기동 등 연합 훈련을 하고, 제주 동남방까지 레이건함을 호송하는 작전도 벌일 예정이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6일(현지 시각) 브리핑에서 “이번 훈련은 우리가 어떻게 방어하고 (북한을) 억제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춘 방어 훈련”이라고 밝혔다.

한미일은 이날 3국 국방 고위 당국자 전화 협의를 통해 북한 미사일 도발 관련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국방부는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일라이 래트너 미 국방부 인태안보차관보, 마쓰다 가즈오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유선으로 3자 안보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협의에서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여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일이며,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매우 심각하게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고 규탄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이들은 또 “북한이 도발하면 할수록 3자의 안보 협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화상으로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고 “북한의 성동격서(聲東擊西)식 전술적 도발 가능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즉각 대응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은 “우리는 제재 등 북한 정권에 (도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많은 수단이 있다”며 “미국은 (북한을) 예의 주시하며 추가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