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8일 경북 영천시 육군3사관학교에서 열린 제57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임관장교에게 계급장을 수여하고 있다./뉴시스

당정청이 대선을 9일 앞둔 28일 다같이 TK(대구, 경북)로 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경북 영천에서 열린 육군 3사관학교 졸업, 임관식에 참석했다. 김정숙 여사도 함께 했다. 이날 행사는 실시간으로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집권 이후 매년 육군, 공군, 해군, 간호사관 등 졸업식에 모두 참석했다”며 “올해도 그 일정을 소화한 것일뿐”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현직 대통령이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외부 일정을 잡는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에도 전북 군산을 찾아 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행사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도 야당에선 “선거 개입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대통령이 계속 관심을 가져왔던 일이고, 재가동하면 꼭 다시 방문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당 텃밭으로 불려온 호남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지지율이 과거 보수 정당 후보보다 많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대통령 방문이라서 야당에선 불만이 나왔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2·28 민주운동 62주년'을 맞아 28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을 찾아 참배하기 위해 2·28 민주운동 기념탑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도 문 대통령이 경북을 찾은 이날 대구를 찾았다. 김 총리는 이날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는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옳은 일에 앞장서며 힘든 길을 마다하지 않은 TK 시민 정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정신이자 뿌리”라며 TK를 치켜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경북 포항시 포항시청 앞에서 열린 '포항발전 제대로! 새로운 포항을 위해' 유세에서 유권자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후보도 같은 날 오전 경북 포항에서 시청 광장 유세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후 경주·대구·구미·안동·영주도 찾는다. 이 후보는 포항에서는 포스코지주사 본사 소재지의 포항 이전 결정을 축하하면서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을 “걸출한 경영자”라고 불렀다. 이 후보는 고향이 경북이지만 보수 텃밭인 TK지역에서 지지율이 열세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22일 전북 군산시 군산공설시장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청와대와 정부는 관권선거를 당장 그만두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선거 막판 ‘문재인 정권 시즌 2′를 위해 대통령과 총리마저 이재명 후보의 선거 운동원으로 전락해 버렸다”면서 “이 후보 당선을 위해 자신들의 가장 취약한 대구·경북 지역으로 떼로 몰려가 대놓고 관권선거를 획책하는 모습이 참 좀스럽고 찌질해보이기까지 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은 대변인 논평에서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도 고쳐 쓰지 말라고 했는데 이재명 후보와 청와대와 민주당 정부는 너무나 대놓고 갓끈을 묶는다”면서 “중앙선관위에 이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선거 단톡방 정황이 등장하더니 이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까지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심판들이 플레이어를 하겠다고 모여드는 민주당 정부는 불법 선거개입과 관권선거에 모든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국회방송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도 “최근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의 `호남행`으로 호남 지지율이 올라간 것이 두려워 이렇게 대통령, 총리가 줄줄이 대구·경북으로 향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그러나 5년 내내 영남을 홀대하고 안보를 등한시 한 정권이 선거를 9일 앞두고 `영남행`에 나선 것을 진정성있게 보는 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