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즉각 폐쇄 결정을 언제할 것인지 관심을 갖고 청와대 한 보좌관에게 계획 등을 물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VIP’ 관심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백운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런 상황을 고려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서 경제성이 저평가됐는데도 이를 사실상 방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8년 4월 청와대 A보좌관은 월성 1호기를 방문하고 돌아와 ‘외벽에 철근이 노출됐다’고 청와대 내부보고망에 게시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월성1호기의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지 A보좌관에게 물었다.

2017년 백운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 전 장관은 이런 사실을 산업부 B과장에게 보고받고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가 경제성, 지역수용성 등을 고려해 폐쇄를 결정한다고 하면 다시 가동하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고 질책하면서 “한수원 이사회의 조기폐쇄 결정과 함께 즉시 가동 중단하는 것으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B과장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연구정지 운영 변경 허가까지 월성 1호기를 계속 가동하는 게 가능하며 한수원의 외부기관 경제성 평가가 아직 착수되지 않았다’는 기존 보고서 내용을 백 전 장관 지시에 맞춰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