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군 창설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공개하며 미국 본토 타격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 ICBM을 11기나 등장시켜 ICBM 양산 및 실전 배치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북은 “전술핵 운용 부대 진군”이라고 했는데 한국을 핵으로 타격할 전략 부대를 동원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열병식에선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비롯해 KN-24 미사일과 600㎜ 초대형 방사포 등도 등장했다.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인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무기를 공개했다. / 노동신문 뉴스1

조선중앙통신은 9일 전날 심야에 열린 열병식에 대해 “전술미사일 종대와 장거리순항미사일 종대들이 광장으로 진입했다”면서 “최대의 핵 공격 능력을 과시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 종대들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열병식 사진을 보면 화성-17형 ICBM이 최소 11기 동원됐다. 작년 열병식 때의 4기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ICBM급 신형 미사일은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체 연료 미사일은 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한 액체 연료 미사일보다 기습 발사에 유리하다. 북한의 ICBM 역량이 양과 질에서 모두 증강된 것이다.

북한은 “전쟁 억제력을 과시한 전술핵 운용 부대”가 열병식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지난해 시찰한 전술핵 운용 부대가 이번 열병식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이다. 전술핵 부대는 한국 핵 공격을 위한 특수부대로 평가된다.

김정은은 김일성이 즐겨 입던 검은 중절모와 코트 차림으로 군을 사열했다. 딸 김주애도 동행했다. 김주애가 열병식까지 등장하면서 ‘후계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날 “북한이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과 무모한 핵 위협을 즉각 중단하고 조속히 비핵화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날로 악화하는 식량·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전시성 대규모 동원 행사에 귀중한 장비를 낭비하는 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