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유력시되자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중 서울 종로에선 국민의힘 최재형(66) 전 감사원장의 당선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10일 오전 3시5분 개표율 99.97%일 때 최 후보는 득표율 52.09%로 1위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영종(69) 전 종로구청장은 득표율 28.41%로 2위였다. 정의당 배복주 후보가 15.32%로 뒤를 이었다.

최 후보는 개표 과정 내내 김 후보를 앞섰다. 최 후보가 내세운 ‘정권 심판론’이 3선 종로구청장 출신인 김 후보의 ‘구정(區政) 경력’을 앞질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 후보는 이날 종로구 사무실에서 “종로의 변화,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종로 구민의 염원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개표가 끝날 때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 종로 국회의원 당선이 유력한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후보가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최 후보가 승리할 경우 국민의힘 진영은 10년 만에 종로 지역을 되찾게 된다. 종로 지역에선 지난 19대부터 21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이번 종로 선거에서 민주당은 “이낙연 전 의원이 지난해 9월 사퇴한 데 책임을 지겠다”며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다. 그러나 3선 종로구청장 출신으로 지역 인지도가 높은 김 전 구청장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 최 후보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최 후보는 선거운동 당시 강행군으로 입가에 대상포진이 일어나기도 했다. 최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 함께 공정과 상식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정권 교체를 강조했다. 그는 “종로 지역에서 민주당이 10년간 국회의원, 구청장, 시의원을 독차지하면서 재개발보다 기존에 있는 것을 그대로 두는 도시 재생 정책을 밀어붙였다”며 “낙후된 종로 시민의 주거 및 삶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후보는 ‘정치 신인’이다. 그는 사법고시 13회로 서울가정법원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러다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으로 감사원장이 됐다. 청와대는 당시 인선 배경을 설명하면서 최 후보가 사법연수원 시절 몸이 불편한 동료를 2년간 업어서 출퇴근시키고, 자녀들과 함께 4000만원을 구호 단체 13곳에 기부한 일도 소개했다.

그러나 최 후보는 여야(與野) 요구로 착수한 문재인 정부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감사를 지휘하며 여권과 대립했다. 여권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방해하는 무리한 감사라고 했지만, 최 후보는 “정책도 법과 절차를 준수하며 추진해야 한다”면서 감사를 원칙대로 밀어붙였다. 그는 문 대통령이 친여 성향 인사를 감사위원으로 앉히려 하자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며 거부해 다시 한번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최 후보는 지난해 6월 28일 임기 6개월을 앞두고 감사원장에서 사퇴하고 그해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에 출마했다.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와 경쟁했던 그는 지난달 윤 후보 ‘러닝메이트’로 종로 지역에 전략 공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