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1일 서울 서대문구 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만났다. 그런데 송·이 대표를 대하는 안 후보 태도가 사뭇 달랐다. 안 후보는 송 대표가 다가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악수했다. 반면 이 대표와 만날 때는 의자에 앉은 채로 허리를 돌려 냉랭한 표정으로 악수했다. 송 대표는 최근 안 후보를 향해 통합정부 구성을 제안하는 등 연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이 대표는 안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제안했던 ‘여론조사 경선 단일화’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는 등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정치권에선 “안 후보가 윤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후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단일화 결렬’ 책임이 윤 후보 측에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안 후보는 “저희 (이태규) 의원이 국민의힘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러 갔지만, 제가 3주 전 제안한 여론조사 경선에 대해선 아무 대답을 듣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의 협상 내용을 보고했다는 이태규 의원 주장과 달리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기존에 제가 제안했던 국민 경선에 대한 (윤 후보 쪽 입장을) 보고받지 못했다는 취지”라고 했다. 안 후보는 ‘최근 유세에서 정권 교체라는 말이 사라졌다’는 일부 평가에 대해선 “정부의 잘못에 대해서 따져야 한다. 그것이 많은 국민의 정권 교체 열망 아니겠나”라고 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는 “중요한 어젠다에 대해서 논의하자고 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이 발언을 두고 “단일화 협상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오자 안 후보는 “정확한 어젠다가 있을 때 그럴(만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거론하며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만약 우리에게 우크라이나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가장 먼저 총을 들고 나가 싸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