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1일 서울 서대문구 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만났다. 그런데 송·이 대표를 대하는 안 후보 태도가 사뭇 달랐다. 안 후보는 송 대표가 다가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악수했다. 반면 이 대표와 만날 때는 의자에 앉은 채로 허리를 돌려 냉랭한 표정으로 악수했다. 송 대표는 최근 안 후보를 향해 통합정부 구성을 제안하는 등 연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이 대표는 안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제안했던 ‘여론조사 경선 단일화’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는 등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정치권에선 “안 후보가 윤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후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安, 송영길엔 미소… 이준석엔 '레이저' -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사진) 대통령 후보가 1일 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만나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인사를 건네자 안 후보가 냉담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모습. /뉴시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단일화 결렬’ 책임이 윤 후보 측에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안 후보는 “저희 (이태규) 의원이 국민의힘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러 갔지만, 제가 3주 전 제안한 여론조사 경선에 대해선 아무 대답을 듣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의 협상 내용을 보고했다는 이태규 의원 주장과 달리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기존에 제가 제안했던 국민 경선에 대한 (윤 후보 쪽 입장을) 보고받지 못했다는 취지”라고 했다. 안 후보는 ‘최근 유세에서 정권 교체라는 말이 사라졌다’는 일부 평가에 대해선 “정부의 잘못에 대해서 따져야 한다. 그것이 많은 국민의 정권 교체 열망 아니겠나”라고 했다.

3월 1일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는 “중요한 어젠다에 대해서 논의하자고 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이 발언을 두고 “단일화 협상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오자 안 후보는 “정확한 어젠다가 있을 때 그럴(만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거론하며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만약 우리에게 우크라이나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가장 먼저 총을 들고 나가 싸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