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뉴스1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13일 야권 단일화 문제가 물 위에 올라오면서 이틀째인 14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단일화 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은 정치적 합의를 통한 담판 형식의 단일화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일반 여론조사로 단일화 후보를 가르자는 이른바 ‘국민 경선’ 방식을 고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단일화가 이번 대선 막판 변수로 급부상하자 “단일화 성사 가능성을 크게 보지는 않는다”면서 경계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에서 “정권교체와 압도적 승리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수용해 용기 있는 결단을 해 주신 안 후보님께 우선 감사를 표한다”면서도 “단일화 방식에는 안 후보님의 제안에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권 본부장은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라며 여론조사 단일화 시 ‘역선택’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어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질 소모적 논쟁이야말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일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어떤 훼방을 놓고 어떤 무도한 공작과 농간을 부릴지 상상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권 본부장은 “지금은 통 큰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첫째도 정권교체, 둘째도 정권교체가 시대적 사명이자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이라면서 “안 후보님의 진심을 믿고 싶다”며 “정권교체를 이룰 가장 확실하고 바른길이 무엇인지 헤아려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 “하루속히 쾌차해서 일상으로 돌아오실 것을 기원한다”고 했다.

13일 인천 송도의 한 차량광고업체 차고지에 주차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선거운동용 버스(오른쪽)와 지난 11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차량광고업체에서 제작 중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선거운동 유세차량 모습(왼쪽).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국민의당 이태규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윤 후보 측에서 여론조사 100% 조건을 받지 않는다면 단일화는 성립되지 않나’라는 물음에 “개인적 입장에선 그렇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 본부장은 안 후보가 단일화를 먼저 공개 제안한 것과 관련, “지금 시점에 단일화에 대해 명확히 하지 않으면 단일화 프레임에 더 갇힐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정면 돌파 한 것”이라며 “선제적 제안을 하고 거기서(국민의힘) 응하면 국민 판단에 맡기고 거기서 거부하면 그냥 완주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제안한 방식은 우리가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민의힘에서 쓰는 방식”이라며 “역선택에 피해 볼 사람은 안 후보이지 윤 후보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단일후보 경선 때 그쪽(국민의힘)에서 원하던 방식을 수용해서 해준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안 후보가 오세훈 후보한테 졌다. 그러니까 안 후보가 진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새로운 방식’을 논의할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새로운 걸 논의할 어떤 이유도 없고 시간도 없다”면서 “다른 걸 이야기한다는 건 진정성의 문제라고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아직 확고한 입장 정리는 안 된 것 같다”라며 “윤 후보가 그냥 받아주면 빨리 진행될 거고, 의사가 없다면 빨리 결정을 보는 게 좋다. 국민 피로도가 높다”라고 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관련 여론조사 결과

이런 가운데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바로 국민의힘에서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거부하지 않았느냐”면서 “성사 가능성을 크게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두고 “사실상은 단일화 차단선같이 느껴진다. 지난번 서울시장 경선의 방식이 아니면 안 한다는 조건부 제안이지 않으냐”며 “상대방이 이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제안했기 때문에 적극적 단일화 협상 제안은 아닌 것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안 후보의 조건을 윤 후보가 받아들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받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여론조사 지형은 모집단을 어느 층으로 한정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너무 명백하다. 조사 방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후보가 결정되는 게임으로, 사실상 양보 게임 성격과 유사하기에 굉장히 위험하다”고 했다.

우 의원은 “윤 후보가 배짱 좋게 받는 경우가 아니면 단일화 성사는 어렵다”며 “아무래도 역선택을 두려워하지 않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