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與野)는 7일 “내달 9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투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부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회의에서 거소투표·생활치료센터 내 특별사전투표소 설치 등 여러 임시 투표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사전투표(3월 4~5일)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 또는 병원·치료센터 등에 격리된 유권자가 투표할 방안은 찾지 못했다. 현재와 같은 코로나 폭증세가 계속되면 수십만에서 많게는 100만명에 달하는 유권자가 국민 기본권인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대선 결과가 박빙으로 나올 경우 투표권 제한은 선거 자체의 정통성 논란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째 3만명대를 기록한 7일 저녁 서울 동작주차공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 대기를 하고 있다. 22.2.7/뉴스1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확진자와 격리자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여야의 초당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선관위도 국민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은 “오미크론이 국민의 기본권인 투표권을 빼앗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사전투표 기간을 하루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대본부장도 회의에서 “사전투표 이후 확진자의 투표 가능 방안을 찾으면서 이와 별도로 유권자들이 가능하다면 사전투표를 최대한 이용해 투표율을 올리도록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전투표를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았다가 코로나에 걸려 본투표일에 격리 상태에 있어 투표하지 못하는 경우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지난 6일 페이스북 글에서 “국민의 가장 기본적 권리인 투표권마저 포기하라는 것은 정부의 의지 부족이자 탁상공론식 사고의 결과”라면서 “코로나에 걸린 국민도 우리 국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국민은 정부의 비과학적 방역 정책에도 최대한 협조하며, 개인의 기본권 제한을 감수하고 있다”면서 “모든 국민의 소중한 ‘투표할 권리’를 지켜내는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차승훈 선대본부 부대변인은 “선관위가 ‘드라이브 스루 투표’ 등 새로운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건복지부·국회 행안위·선관위 등 각 기관의 의견을 받아 오는 15일 선거관계장관회의에서 결정해 안내를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전투표제도나 시간을 달리 설정하는 방법 등을 다 고려하면 우려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하는 현장 투표도 고려하느냐’는 여당 의원 질의에 “네, 그 부분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도 확진자가 자차 이동으로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만큼 확진자의 현장 투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정 청장은 “전염력을 최소화하면서도 참정권을 지킬 수 있는 대안들의 기술적인 검토를 하는 상황”이라며 “가능한 한 위험도는 줄이고 참정권은 넓히는 가장 적정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기자들을 만나 “논의하고 있다”면서 “여러 상황에 사회 필수 요원이 기능하도록 다각도로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