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함경남도 선덕으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신형 고공 장거리 반항공(대공) 미사일의 시험 발사 장면(오른쪽 사진)을 쌍안경으로 보고 있다. /조선중앙TV

북한은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 전략 공격 잠수함’의 건조 현장을 시찰했다고 공개하면서, 미사일총국도 전날 김정은이 참관하는 가운데 동해상에서 ‘신형 고공 장거리 반항공(대공)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핵잠 건조 사실을 공개하기에 앞서, 잠수함을 잡는 주요 무기 체계인 해상 초계기 등 한미(韓美) 연합 공중 전력을 겨냥한 대공 훈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미사일총국이 개발 중인 반항공 미사일 체계의 기술적 평가를 위한 첫 시험 발사를 실시했다”면서 “미사일들은 200㎞ 계선의 가상 고공 목표를 명중 소멸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달 30일 공군 80주년 행사에서 처음 공개했던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은 “북한이 보유한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SA-5가 노후화했기 때문에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북한판 사드’로 개발해 하려는 것 같다”며 “이번에 가상 고공 목표를 요격했다고 주장했으나 요격 장면은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비행 성능만 시험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북한 매체는 25일 “미사일총국이 24일 반항공 미사일 체계의 기술적 평가를 위한 첫 시험 발사를 실시했다”면서 “미사일은 200㎞ 계선의 가상 고공 목표를 명중 소멸했다”고 보도했다./조선중앙TV

SA-5는 러시아제 S-200과 동일한 장거리·고고도 방공 미사일이다. 사거리는 200~255㎞로 냉전 시기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 고고도 정찰기, 조기경보통제기 등을 장거리에서 접근 차단하거나 요격하는 목적으로 사용됐다. 북한이 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같은 고고도 다층 방공망을 염두에 두고 신형 미사일을 시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요격 고도 200㎞는 사드의 요격 고도(40~150㎞)보다 높다. 그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요격이 가능한 해상 탄도탄 요격 유도탄 SM-3 블록Ⅰ(요격 고도 90~500㎞)과 사드의 중간 단계 정도 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 인지해 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합참은 “24일 오후 5시쯤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 해상으로 발사된 지대공 미사일로 추정되는 수 발을 포착했다”며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