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 부장. /사진=조선DB

조현 외교부 장관이 28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취임 후 첫 통화를 했다. 조 장관은 왕이 부장의 방한을 초청했고, 왕이 부장은 “한중이 제3자의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고 했다. 제3자는 미국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됐다.

외교부는 “양국 장관이 이날 낮 12시 통화를 하고 한중 양자관계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조 장관의 취임에 대한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긴밀한 업무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조 장관은 왕 부장의 취임 축하에 사의를 표하고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양 장관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지속해 나가자는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또한 오는 10월 말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한할 계기로 점쳐지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한중관계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한중 양국이 고위급 교류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한중 실질협력의 풍성한 성과를 준비해 나가자고 했다.

이번 통화에서 조 장관은 왕 부장의 방한을 초청했으며, 왕 부장은 양측이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겠다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통화 사실을 확인하며 대화 내용을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통화에서 “한중 양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로 선린 우호를 고수하는 것은 양국 국민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한국 새정부 출범 후 양국 정상이 전화 통화를 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고 이는 한중이 다음 단계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경주 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서도 왕 부장은 “중국은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이어 왕 부장은 “양국이 명실상부한 전략적 협력 파트너가 돼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한국의 대중국 정책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예측 가능해 흔들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양국이 독립 자주를 고수해야 한다며 “양국 관계는 양측의 공동 이익에 기반해 양국 국민에게 이익을 주고 어떤 제3자도 겨냥하지 않고 제3자의 제약을 받아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한중 경제가 밀접하게 연결됐고 생산 및 공급망은 높은 상호 보완성을 갖고 있다며 “양측은 호혜 협력을 심화해 공동 발전을 실현해야 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수혜자로서 ‘디커플링’에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한국은 양국 간 자유무역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한중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할 용의가 있다”며 “중국과의 소통과 조정을 강화하고 역사을 직시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함께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