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80주년 참석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확정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참석 여부에 대한 즉답은 피하면서도, 미국과의 관계 등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미국과의 관계를 볼 때 중국 전승절에 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그런 측면도 충분히 고려해 참석 여부와 참석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의 대참(代參) 가능성 등을 시사한 것이다. 안 의원이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을 먼저 방문하면 한미 동맹 기조에 혼선이 될 수 있다”고 하자, 조 후보자는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첫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조 후보자는 “관세 협상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일정으로 늦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조 후보자는 “2주 내 미국과 협상 기간에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트럼프가 한국에 부과한 25% 관세 유예 기한(8월 1일)까지 타결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조 후보자는 “짧은 기간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고, 한미 간 윈윈 방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도 총력을 다하고 있고,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은) 매우 중요한 동맹국일 뿐 아니라 통상 상대국이므로 우선순위를 둬서 우리와 협상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한미 간 중요한 협상의 마지막 단계”라며 “제가 취임할 수 있게 된다면 다음 주에라도 또는 가장 이른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해 마지막 협상에 기여토록 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적이냐”라는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질의에 조 후보자는 “적으로 변할 수 있는 급박하고 실존적 위협”이라고 답했다. 이어 “북한은 평화와 한반도의 안정을 만들어가야 하는 대화의 상대이기도 하다. 이중적 성격”이라고 했다. “북한이 적으로 변한 사례”를 묻자, 조 후보자는 “6·25 동란”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현재 북한 핵 개발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적(의 행동)이 아니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적으로 변할 위협이 있고 우리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해 “우리의 억제 태세를 유지하는 데 오랫동안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그러나 2018년에 보았듯 한미 간의 합의에 의해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