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중서부 전선 비무장지대(DMZ)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북한 남성 주민 1명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4일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지난 3일 오전 3시쯤 경기도 연천에서 파주 일대 전선 MDL 인근 하천에서 열상감시장비(TOD)를 통해 이 주민을 처음 식별했다.

군은 TOD 등 여러 감시 장비로 그를 추적 감시하다 작전팀을 출동시켰다. 그는 낮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엎드려 있다가 해가 떨어지자 다시 하천의 수풀 사이를 움직였다고 한다. 우리 측 작전팀이 100m 이내로 다가가자, 그는 인기척을 느끼고 “누구냐”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 작전팀장인 중사가 “우리는 대한민국 국군이다. 안전하게 안내하겠다”고 말하자, 그는 별다른 저항 없이 작전팀의 지시에 따라 DMZ를 빠져나왔다고 한다.

작전은 첫 식별부터 20시간 이어져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몸수색 결과, 북한 주민은 남성으로 비무장 상태였으며, 자신을 민간인이라고 소개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귀순 여부는 관계 기관 조사를 통해 명확히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단절’을 지시한 후, 북한은 지난해 4월 무렵부터 MDL 일대에 시야가 탁 트인 불모지를 조성하고 철책을 보강했다. 또 대전차용 수준의 방벽을 쌓고 전방 경계를 강화했다. 이런 가운데 아직 차단벽 설치 등이 되지 않은 하천과 수풀 지역을 통해 북한 남성 1명이 MDL 이남으로 넘어온 것이다. 주변 지역은 미확인 지뢰도 다수 있는 지뢰밭이었다고 한다.

북한 측 인원이 MDL을 넘어온 것은 지난해 8월 20일 북한군 1명이 강원도 고성 지역 MDL를 걸어서 통과해 귀순한 뒤 이번이 처음이다. 이 남성의 귀순 의사가 확인되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북한 주민의 귀순 사건이 된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 사건 전후로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