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4차 한미 민간우주대화 당시의 사진. 왼쪽부터 존 리 우주항공청 본부장, 한민영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 라히마 칸다하리 국무부 부차관보, 케빈 킴 동아태부차관보, 캐런 펠드스타인 NASA 국제협력국장.한민영 국장은 우주 분야를 비롯해 AI, 퀀텀 컴퓨팅 등 첨단 기술 산업 관련 외교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그는 25일에는 방한 중인 미국 국무부 핵심·신흥기술특사실 기술정책과장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의를 가졌다. /우주항공청

한미 정부는 25일 서울에서 국장급 회의를 갖고 양국 정부 간 첨단 기술 외교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외교부 한민영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미 국무부 핵심·신흥기술특사실의 유진 배(Eugene Bae) 기술정책과장을 면담했다.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인공지능(AI), 양자(퀀텀), 바이오 등 첨단 기술과 관련해 각 정부의 정책 방향을 공유했다.

양국 간 진행돼 왔던 한미 핵심 신흥기술 대화, 한미 AI 작업반 등 첨단기술 협력 협의체의 재개 및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양측은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최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AI 협력을 위한 정상 간 합의문서 도출, 퀀텀 분야 공급망 확보 및 기술 보호 강화 등 양국 간 첨단기술 협력 심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외교부는 한미 정부 간 전략적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는 등 첨단기술외교를 지속 강화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5' 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부스에서 관람객이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컴퓨터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퀀텀코리아2025조직위가 주최한 국내 대표 양자 기술행사인 퀀텀 코리아 2025는 26일까지 진행된다. /연합뉴스

한미 외교 당국이 과학 분야 회의를 하는 것은 최근 국제사회가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미 동맹의 전략적 협력 분야를 ‘기술 안보’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외교가 무역, 군사, 문화 교류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AI, 양자컴퓨팅, 바이오 같은 기술이 ‘전략 자산’이자 ‘지정학적 무기’로 여겨지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한미 간 회의는 첨단 과학 기술을 국가안보와 외교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