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018년 2월 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목발 탈북자' 지성호 씨(왼쪽)를 만나고 있다. 가운데는 통역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지 씨를 비롯한 탈북자 8명을 만나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지성호 전 국민의힘 의원의 결혼을 축하하는 서한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치인에 결혼 축하 서한을 보낸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7년 전 미 의회 국정연설에 탈북자 출신인 지 전 의원을 특별 게스트로 초청한 것이 인연이 됐다고 한다. 지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성호 전 의원과 최미나씨의 결혼에 축하 서한을 보냈다. /지성호 전 의원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결혼을 축한한다”면서 “신랑 신부의 가족, 친구들과 이 특별한 순간을 함께 하게 돼 기쁘다. 두 사람이 함께 미래를 만들어 나갈동안 행복과 기쁨이 가득하길 기도하겠다”고 했다. 이어 “매일 매일 사랑이 충만하기를 그리고 하나님이 계속 그대를 축복하길 바란다(may God continue to bless you)”고 했다.

지 전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장애인위원회 고문과 이북5도위원회 제19대 함경북도지사 등을 맡고 있다. 그는 최근 워싱턴 D.C.를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인권 지원 현황 등을 조사하고 트럼프 측에 탈북자 관련 정책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그의 청첩장이 백악관에 접수돼 이번에 축하 서한이 발송됐다고 한다.

1982년 함경북도 회령군 화풍면 학포동에서 태어난 지 전 의원은 꽃제비 출신으로 목발에 의지해 가까스로 탈북, 한국에서 북한 인권 전도사로 활동해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1기 때이던 지난 2018년 1월 30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연설 막바지에 “섬뜩한 북한 정권에 대한 또 한 명의 목격자”라면서 특별 게스트로 당시 운동가 신분이던 지 전 의원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며 전 세계에 소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2분 이상을 할애해 지 전 의원의 탈북 과정을 자세히 전했다.

2018년 1월 당시 탈북 인권단체 나우의 대표인 지성호 전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018년 신년 국정 연설에 참석해 자신이 탈북 당시 이용했던 목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1996년 굶주리던 소년이었던 지성호는 식량과 맞바꾸기 위해 화물열차에서 석탄을 훔치려고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굶주림에 탈진해 선로에서 기절했다. 지나가던 열차가 그를 덮쳤고, 가까스로 목숨은 건졌지만, 마취도 없이 다리를 절제해야 했다.

그는 이후 중국을 다녀왔다가 북한 당국에 체포돼 중국에서 종교인을 만났는지를 취조당하며 고문까지 당했다.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탈북을 결심, 아버지가 만들어준 나무 목발에 의지해 중국과 동남아 거쳐 한국땅을 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성호는 현재 서울에 거주하면서 다른 탈북자들을 돕고, 북한에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진실을 알린다”면서 “지씨의 ‘위대한 희생’은 우리에게 영감”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성호의 스토리는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모든 인간 영혼의 열망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 전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열흘 전 백악관에 청첩장을 혹시나 해서 전했는데, 뜻밖의 축하 답장까지 받았다”면서 “결혼 후에도 변함없이 북한의 자유, 그리고 북한 주민과 한국의 탈북자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