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가족들과 북한 인권단체들이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앞으로 지난 1월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들의 한국행 의사를 존중해달라는 촉구 서한을 발송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크라이나가 한국행을 원하는 북한군 포로의 자유의사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가 해야 할 올바른 일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더 많은 북한군 병사들이 투항하거나 귀순하도록 유도하여 우크라이나의 전쟁 노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행 의사를 밝힌 북한군 포로를 조속히 한국으로 보내는 것과 함께 이를 전단 살포 등의 방법으로 북한군 병사들에게 알려 투항을 유도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6·25 전쟁 당시 유엔군은 대북 전단 약 25억장, 공산군은 대남 전단 약 3억 장으로 뿌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도 많은 경우 외동아들인 북한군 병사들의 사망 소식이 그 부모들을 비롯한 북한 사회에 동요를 일으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북한군 병사 수백 명이 생포되어 한국으로 보내져 남북한 간에 원하지 않는 가족 관계가 생기는 것은 김정은의 관점에서는 더욱더 나쁜 상황이며, 김정은은 북한군 파병 자체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서한 작성에 참여한 이들은 2023년 10월 9일 중국에서 북한으로 송환된 김철옥 님의 친언니와 사촌인 김규리·김혁씨, 2013년 이후 북한에 구금 중인 김정욱 선교사의 형인 김정삼씨다.
북한인권시민연합(NKHR), 북한인권위원회(HRNK), 북한정의연대, 6·25 국군포로가족회, 물망초, 노체인, 징검다리, 씽크, 전환기 정의 워킹그룹(TJWG)도 참여했다.
지난 1월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힌 북한군 저격수 리모(26)씨와 소총수 백모(21)씨는 본지 인터뷰 등에서 한국행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이들 한국행 귀순 문제와 관련, 우크라이나 정부 측과 협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