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지난 15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한미 장관 회의를 했다면서 회의장 사진을 공개했다.
한미 양측이 서로를 마주보고 앉은 구도였다. 그런데 루비오 장관 측 자리에 ‘검은 눈’의 참모가 있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 인사는 최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로 임명된 한국계 미국인 케빈 김(Kevin Kim)인 것으로 파악됐다.
동아태 부차관보는 한국 외교부의 국장 또는 심의관급으로 한국과 일본 등 동아태 주요국을 전담한다. 한국 외교부의 북미국장이 카운터파트다. 동아태 부차관보는 대북 협상의 실무를 책임지는 최고참 자리로 알려졌다.
한미 외교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한미의 공동 목표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인 점을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 수립 및 이행 과정에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케빈 김 부차관보는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상황과 관련해서도 한국 측과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김 부차관보는 지난달 임명 후 처음으로 방한(訪韓)해 한국 정부와 국회 외통위 인사 등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통위 관계자는 “김 부차관보가 인사차 국회를 찾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부차관보는 미 존스홉킨스대 역사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고등국제대학원(SAIS)에서 석사, 미 가톨릭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21~2022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의 보좌관을 지냈고, 상원 국방위 소속 인도태평양사령부 및 주한미군 담당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2020년에는 미국과 러시아의 군비통제 협상의 대통령 특사인 마셜 빌링슬리의 수석 보좌관을 맡았다.
2018~2020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미북 정상회담이 한창일 때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겸 국무부 부장관의 보좌관으로서 북한 비핵화 협상에 참여했다.
김 부차관보를 비롯해 트럼프 1기 때의 대북 라인이 트럼프 2기 대북 라인으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4월 말까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무리 짓고나서는 김정은과의 북핵 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