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그레넬 미 대통령 대북 특사.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대북 업무를 담당하는 리처드 그레넬 대통령 특사가 21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함께 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김정은과 관계를 맺겠다”고 말한 데 이어 그의 측근이자 대북 담당 특사도 공개적으로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4월 무렵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마무리 짓는 대로 대북 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레넬 특사는 이날 미 메릴랜드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 행사 대담에서 “대화는 나약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술”이라며 김정은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북한 김정은과 트럼프. /조선일보 DB

그레넬 특사의 이 같은 발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나왔다. 그는 “우리는 정권 교체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우리 앞에 있는 나라들을 상대할 것이고, 우리의 기준은 그 나라를 어떻게 더 좋게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미국을 더 좋게 만들고, 미국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더 강하고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까”라고 했다. 미국의 국익을 위해선 푸틴이든 김정은이든 협상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레넬 특사는 지난 12월 14일 대북 담당 대통령 특사로 임명됐다. 그는 트럼프 1기 때 독일 대사와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 코소보·세르비아 협상 특사 등을 역임한 트럼프 측근으로 꼽힌다.

그레넬 특사가 내달 한국에 방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대북 업무 관련 한미 간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로 대면 접촉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