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이 오는 15일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한국군사과학학회(KIMST) 학술대회에서 특별 강연을 할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지난 3월 말 외교·안보 사령탑 자리를 조태용 실장에게 넘겨주고 떠난 지 두 달여 만의 첫 공개 활동이다. 외교가에선 “김 전 실장이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로서 활동 재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김 전 실장은 KIMST 학회에서 ‘국제연대에 기초한 자강(自强)의 길’이란 제목으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 개혁 방향에 대해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학회 주최 측인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김 전 실장이 유·무인 복합 무기 등 첨단 군사 체계를 건설해 자강을 꾀하는 동시에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할 세력과 연대해 북핵, 중국 팽창주의 등 안보 위기를 극복하자는 내용의 강연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오스만 제국이 ‘바실리카’라는 장거리 대포로 비잔틴 제국을 무너뜨린 사례, 임진왜란 때 거북선뿐 아니라 화포장 이장손이 개발한 비밀 병기 ‘비격진천뢰’가 있었기에 왜구를 무찌를 수 있었던 사례 등을 언급하며 첨단 군사 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대통령실을 나온 이후에도 윤 대통령의 자문그룹 인사로 물밑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이 원래 근무지인 고려대에 종종 나가는 걸로 안다”면서 “학계뿐 아니라 현 정부 외교안보 주요 인사들의 방문도 받고 있다. 여전히 입김이 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등 워싱턴 외교·안보 인사들이 방한했을 때도 비공식 미팅을 하며 한미 핵협의그룹(NCG) 등 정부 대외 정책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김 전 실장은 윤 대통령과도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윤 대통령과 대광초 동창으로, 윤 대통령 대선 준비 당시 외교안보 가정교사 역할을 했다. 대선 캠페인 때는 외교안보 공약 수립을 주도했다. 정부 소식통은 “김 전 실장이 이번 학회 특강을 계기로, 자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