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처우 등으로 군을 떠나는 초급 간부들도 늘고 있다. 하는 일은 비슷하지만 수당은 3~5배 많이 주는 경찰·소방청이나 경호업체·항공사 등 민간 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픽=이철원

군에 따르면, 2017년부터 5년간 해군 초급 간부 약 730 명이 군복을 벗고 해양경찰이 됐다. 수년간 함정 주요 장비를 다룬 숙련된 군 인력이 대거 유출된 것이다. 해군에선 당장 함정 조타를 잡을 부사관이 부족해 급히 인원 충원을 하느라 애를 먹는 일이 속출했다고 한다. 5년 차 육군 위관급 장교 전역자도 2020년 34명에서 2021년 117명, 2022년 131명이 돼 3~4배로 급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조기 전역한 주요 원인은 ‘불합리한 급여 제도’로 분석됐다. 경찰·소방 공무원과 하는 일은 비슷한데 급여는 적게 받는다는 것이다. 정부 자료를 보면, 군인 당직 근무비는 평일 1만원, 휴일 2만원이지만 경찰 공무원은 각각 3만원, 10만원이었다. 소방 공무원 평일 5만원, 휴일 10만원으로 군인에 비해 최대 5배 많은 수당을 받았다. 초급 간부 다수가 지뢰 매설지인 비무장지대(DMZ) 등 최전방에 배치돼 근무를 서는데 유사 직종 다른 공무원은 물론 일반 공무원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당을 받는 것이다.

이는 경찰 등은 ‘현업 공무원’으로 분류돼 초과 근무시간만큼 전액 수당을 받지만, 군인은 ‘비현업 공무원’이기 때문에 1개월에 100시간 근무하더라도 67시간만 수당으로 받고 나머지 시간은 받지 못하는 제도적 문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무원 복무 규정상 ‘비현업 공무원’은 초과근무 수당을 제한하고 있다.

3년 이상 복무한 하사~중령 이하 군인에게 지급하는 주택 수당도 26년간 동결돼 현재 월 8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지를 자주 옮겨야 하는 초급 간부들의 경우 군 숙소를 배정받지 못해 주택 수당으로 월셋집을 구해 살아야 하는데, 월 8만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자기 월급으로 충당해야 하는 것이다. 군은 이와 관련한 불만이 커지자 최근 주택 수당을 월 16만원으로 2배로 인상하기로 급히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예산 확보를 통해 각종 수당을 적정 수준으로 인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