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략폭격기가 한미 연합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 프리덤 실드·UFS)’ 개시 다음 날인 23일 동해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해 우리 전투기들이 긴급 출동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러시아 군용기가 동해 카디즈에 진입해 우리 군은 우발 상황에 대비, 정상적 전술 조치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F-16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적 전술 조치’란 카디즈에 진입한 외국 전투기에 접근하면서 경고 통신으로 이탈을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전략 폭격기(Tu-95MS) 2대가 동해 공해 상공에서 예정된 비행을 했다”면서 “수호이(Su-30)가 전폭기를 에스코트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군용기 3대 이상이 카디즈에 진입했다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2일 시작한 한미 연합 연습에 대한 시위 성격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한 것은 지난 5월 24일 중국 군용기와 함께 독도 동북쪽 카디즈에 진입한 지 3개월 만이다. 중국은 최근 서해 인근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였다. 대만 압박 외에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한 대응 성격도 있다. 현재 서해에선 중국, 동해에서는 러시아가 군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UFS 첫날인 22일에는 호위함 1척을 동해에 진입시키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공식별구역(ADIZ)은 국가 안보를 위해 자국으로 접근하는 군용기를 식별하기 위한 임의의 선으로, 영공은 아니지만 사전 통보 없이 진입할 경우 대응 출격에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러시아는 이번에 우리 군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