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측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의 회담(2일) 당시 대만해협 문제를 거론한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을 겨냥해 ‘엄중한 우려’를 표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3일 밝혔다. 반면 한국 정부는 “(대만 문제는) 그렇게 관심 있는 주제가 아니었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이날 한국 언론의 관련 질의에 “어제(2일) 양 위원과 서 실장이 톈진에서 협상할 때 이 문제(대만해협)를 논의했으며 엄중한 우려를 표했다”고 답했다. 이어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에 속한다는 점,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불허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서 실장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관련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외교가에선 대만 문제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상 최초로 언급된 데 이어 한·미 국방 부문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SCM 공동성명에도 반영됨에 따라 중국이 강력 반발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베이징 특파원 간담회에서 “(양측이) 많은 문제를 논의했는데 (대만 문제는) 관심 있는 주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한·중 양측의 미묘한 온도차는 대만 문제에 국한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서 실장이 회담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적극 지지·축원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외빈 초청을 극도로 자제하는 중국이 서 실장을 부른 것부터가 베이징올림픽 흥행 때문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은 동맹들과 연대해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정부 사절단 불참)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서 실장이 올림픽 성공을 기원했다는 내용은 청와대 보도자료에 담기지 않았다. 미국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당장 오는 9~10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주주의 정상 회의에서 올림픽 보이콧을 비롯해 다양한 중국 압박책이 다뤄질 전망”이라며 “정부는 베이징올림픽을 지지하겠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밝히기엔 부담스럽다”고 했다.
반대로 청와대는 “양제츠 위원이 종전 선언 추진을 지지했다”고 발표했지만 중국 측 발표에선 누락됐다. 종전 선언과 베이징올림픽은 각각 문재인 정부와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최대 관심사지만 상대방 발표에서 아예 언급도 되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