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선·배성규의 모닝라이브는 25일 미군 철수 이후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점령당한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해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박현도 교수와 얘기 나눴습니다.

미국은 지난 20년간 전쟁·재건 비용 등으로 아프가니스탄에 1조 달러를 쏟아붓고도 탈레반을 쫓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아무 성과도 없이 아프간에서 철군했습니다. 30만에 달한다는 아프간 정부군은 힘 한번 못쓰고 불과 열흘 만에 탈레반에 항복했습니다. 이로 인해 아프간은 20년 전 탈레반 치하의 인권유린과 폭력적 통치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8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입성한 탈레반 병사들이 무리를 지어 순찰을 돌고 있다. /뉴시스

세계 각국에선 미국의 무책임한 패퇴라며 비판하고 있지만, 실제로 비상이 걸린 나라는 중국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동안은 미국이 탈레반과 알카에다 등 이슬람 무장단체와 극단주의자들을 군사적으로 제압해 왔습니다. 그 덕분에 중국은 신장위구르의 민족주의 요구와 내부 분란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과 그 주변의 테러·무장세력이 중국에까지 손을 뻗치지 못한 겁니다. 미군의 아프간 주둔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가장 많이 누린 나라가 중국이라는 평가입니다. 그런데 미군이 철수하자 곧바로 탈레반과 그 휘하 무장 세력, 난민 등이 중국이나 파키스탄, 이란, 타지키스탄 등으로 세력을 확장하거나 밀려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만일 탈레반과 가까운 무장세력, 탈레반에 반대하는 군벌, 난민 등이 중국으로 넘어올 경우, 안 그래도 시끄러운 신장위구르가 화약고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슬람 테러세력이 같은 이슬람 뿌리를 갖는 신장위구르족과 결합해 테러를 저지르거나 분리독립 운동에 나서면 중국 내부 정세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과 아프간을 잇는 얇은 띠 지역인 ‘와칸 회랑’이 이슬람 무장세력의 유입 경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와칸 회랑은 과거 실크로드의 핵심 연결로이고, 영국이 러시아의 남하를 막기 위해 아프간 영토로 편입시킨 곳입니다. 이 곳이 중국엔 최대의 위험지역으로 지목됩니다. 중국 정부는 지금 하얗게 질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입니다.

박현도 교수는 “불안감을 느낀 중국 정부가 일단 탈레반 관련 세력이 중국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탈레반에 각종 재정 지원을 제안하고 있다”면서 “탈레반도 일단 서방의 경제적 봉쇄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지원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일단은 경제적 지원을 통해 중국이 탈레반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고, 탈레반도 당장은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중국과 탈레반의 밀월이 이어질 지는 모릅니다.

과거 미국이 졌던 아프간 체제 유지 부담을 이제는 중국에 떠안겼다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중국이 아프간 정세에 자꾸 끌려들어 갈수록 부담은 커지고, 지불해야 할 비용도 늘어날 것입니다. 당장은 아프간 패망 사태가 미국의 리더십을 의심케 하는 요소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국익에 부합할 뿐 아니라 중국에 그 부담을 떠넘기는 묘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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