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

강인선·배성규의 모닝라이브는 6일 북한 김여정의 한미훈련 취소 요구 한 마디에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여당까지 모두 나서서 ‘한미 훈련 연기’를 외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화여대 박원곤 교수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북한의 2인자 김여정은 남북 통신선이 복원된 지 닷새만에 8월 예정된 한미 훈련을 취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통일부는 훈련을 연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고 박지원 국정원장은 한미 훈련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민주당과 범여권 의원 72명은 연판장까지 돌리며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해 한미훈련 연기는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여러가지를 고려해 (미국과) 신중하게 협의하라”고 했습니다. 10일 시작되는 한미훈련을 위해 이미 미군이 국내 입국하고 있고, 양국 간 실무 논의가 시작된 상황에서 이를 재검토하자는 겁니다.

북한은 자기들이 요구만 하면 통상적 방어훈련조차 언제든 미루게 할 수 있다고 여기게 될 것입니다. 또 동맹국 미국은 예정된 연합훈련도 일방적으로 취소 당했다는 불쾌감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북한 눈치보기 바쁩니다. 김여정 한마디에 모든 부처와 여권이 다 나서서 훈련 연기를 외치니 김여정이 마치 우리나라 군 통수권자 같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통일부와 국정원, 여당 모두 ‘김여정 하명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 목소리도 큽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이 김여정 요구에 몸을 낮추는 것은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 때 남북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생각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 같은 이벤트로 내년 3월 대선에서 이기겠다는 것은 우리 국민들 인식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것”이라며 “2018년과 같은 정치적 효과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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