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주일 한국대사 내정자/연합뉴스

주일(駐日) 대사로 내정된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이 나기 전 일본 언론을 접촉해 과거 자신의 대일(對日) 발언에 대해 해명한 데 대해 “일본에서 나와 관련한 부정확한 기사와 가짜뉴스, 억측이 유포되고 있어 바로잡기 위해 일본 언론에 사실대로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 전 의원은 이날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일각에서 주일 대사로 지명됐다고 태도를 바꿨다고 하는데,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3일 주일 대사로 내정된 강 전 의원이 국내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처음이다.

강 전 의원은 지난 1일 서울 주재 일본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러일 영유권 분쟁지인 ‘쿠릴열도’, ‘일왕·천황 호칭’ 문제와 관련한 과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대사 내정자가 아그레망 전 부임할 국가의 언론과 접촉해 해명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강 전 의원은 “2011년 쿠릴 열도 쿠나시르 섬을 방문해 ‘일본이 2차 대전에서 패해 러시아에 섬을 빼앗겨 점유됐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면서 “쿠릴열도는 러시아 땅이라고 말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렇게 사실과 다른 내용이 일본에서 퍼지고 있어 서울의 일본 기자들을 초청해 사실을 설명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천황’ 호칭과 관련해서도 “대학교수 시절부터 나는 일본의 국왕은 세속적인 정치권력의 의미보다는 종교적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일본어대로 ‘덴노’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을 했고, 사실 지금도 그런 입장”이라면서 “다만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일왕이라 불렀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제 정치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의 대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공식 호칭 때로 일왕을 천황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일본 언론들에 말한 것”이라고 했다.

강 전 의원은 최근 한층 강화된 정부의 대일 관계 개선 노력과 관련해선 “내년 일본에서 도쿄 올림픽도 있고, 바이든 행정부도 한 미·일의 원만한 관계를 바라기 때문에 최근 정부의 대일 외교가 급물살을 타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은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할 의지가 분명히 있어 보인다”면서 “나도 내가 주일 대사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솔직히 내가 소위 ‘친문’은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 있을 때 정부 측에 일본 외교 정책과 관련해 쓴소리도 많이 하고 줄곧 한일 관계 정상화하자는 입장이었다”면서 “한일 문제와 관련해선 나와 정부가 썩 좋은 관계는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도 나를 주일 대사로 보내려고 했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관계 정상화 의지가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면서 “박지원 국정원장이 방일한 것, 나를 주일 대사로 내정한 것 등 이런 일련의 상황은 한일 관계 풀고 싶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강창일 주일 대사'가 바로 그 메시지 중 하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