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82) 헌정회장은 24일 본지 인터뷰에서 최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하반기 18개 상임위원장을 100% 갖겠다고 한 데 대해 “민주당이 행정부·사법부에 이어 입법부까지 장악해 권위주의식 독재로 돌아가려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뿐 아니라 나라 전체에 이롭지 않다”고 했다.
정 회장은 이날 “의석 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현 국회 관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총선으로 구성된 1988년 13대 국회에서 5공화국의 시대를 끝내자는 의미에서 여야가 뜻을 모은 협치의 ‘황금 비율’”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 회장은 여소야대 상황이었던 13대 국회 때 민주당 전신인 평화민주당 의원이었다.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의 회장으로 선출되기 직전까지 민주당 상임고문을 지냈다.
정 회장은 “13대 국회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민주정의당, 김대중 총재의 평민당, 김영삼 총재의 통일민주당, 김종필 총재의 신민주공화당은 워낙 생각이 달라 싸우기도 많이했지만, 지도부끼리 수시로 만나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았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그 때보다 더 민주화됐다는 2026년 DJ 정신을 따른다는 민주당이 다수석을 가진 집권 여당이 됐다고 사법 3법으로 사법부를 장악하려는데 이어 야당한테 줬던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싹 다 빼앗아오겠다고 하다니 놀랍다”고 했다. 그러면서 “DJ가 살아계셨다면 크게 노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 21대 국회에 이어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국민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야당이 관례에 따라 가질 수 있는 법사위원장을 빼앗았다”고 했다. 오랫동안 국회 본회의 직전 입법의 마지막 관문인 법제사법위원회의 위원장직은 제1야당이 맡아 여당을 견제하는 관례가 유지됐지만, 민주당은 다수석을 이유로 이 관례도 깼다. 정 회장은 “국민의힘이 분열돼 있다고, 당 지지율이 낮다고 ‘오호라 잘 됐다, 바로 이 때다, 힘을 못 쓸 테니 지금 확 밟아버리자’고 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대표성과 비례성이 중요하다”면서 “의석이 더 많다고 ‘승자독식’으로 가고 야당을 야당으로 대우하지 않으면, 폭주하겠다는 말 밖에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삼권분립, 힘의 견제와 균형 기능이 작동되길 원한다”면서 “국민은 다 지켜보고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아무리 야당이 밉고 뜻이 맞지 않더라도 경청의 자세를 잃어선 안된다”고 했다. 그는 “DJ는 집권하는 동안 국정 운영 이야기를 들으려고 다른 사람도 아닌 전두환 전 대통령도 6번이나 따로 불러 만났다고 전 전 대통령에게 직접 들었다”면서 “민주당은 DJ의 정신인 포용·타협·용서를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