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22일 대구시장 후보 공천에서 주호영(6선)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을 컷오프(경선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은 강력히 반발하며 당 최고위원회의에 재고를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선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회의에서 대구시장 경선 후보로 윤재옥(4선)·추경호(3선)·유영하(초선)·최은석(초선) 의원, 홍석준 전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등 6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예비경선에서 2명으로 압축되고, 본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가 확정된다.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을 배제한 이유에 대해 이정현 위원장은 “대구시장이라는 지위에 머물기보다 국회와 국가 정치 전반에서 더 크게 쓰이는 게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주 의원은 “부당한 컷오프에 대해 사법적인 판단을 구하고, 당내에서 자구책도 찾을 것”이라고 했다. 무소속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 주 의원은 본지에 “일단 대구 시민들 의견부터 들어보겠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도 “가장 유력한 후보인 저를 컷오프 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향후 거취에 대해 추가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 전 위원장을 시장 선거로 공석이 되는 대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내보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정현 위원장은 “저희가 모실 기회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공관위 결정에는 “시민 공천으로 해달라”는 장동혁 대표의 요청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정현 위원장은 대구 중진 의원 상당수를 컷오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구 의원들은 긴급 모임을 갖고 “인위적인 컷오프에 반대한다”고 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장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에서 지역 의원들과 비공개 연석회의를 열었다. 장 대표는 “대구시장 공천 과정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온 것에 대해 당 대표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20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의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28%, 민주당은 29%로 나타났다. 일주일 전 조사에서 이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44%, 민주당은 21%였다.
대구·경북 지역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바닥 민심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당 노선에 대한 실망, 공천 잡음, 전국 최하위권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등으로 민심이 싸늘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 지방선거를 경험했던 대구 지역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는 “지금의 차가운 대구 민심은 2018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경북 지역에서 출마한 국민의힘 한 예비후보도 “석 달 가량 시장을 돌면서 만난 유권자들 반응은 한마디로 ‘느그들(너희들) 한번 죽어봐야 정신 차릴래’였다”고 했다.
민주당은 6·3 지방선거에서 전남·광주통합시 등 16개 시도 가운데 대구를 포함해 15개 지역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김부겸 전 총리의 출마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총리는 대구 지역 현안을 풀어나갈 적임자”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40.33% 득표율로 석패했고, 2016년 총선에서 대구 지역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김 전 총리도 최근 대구에서 여야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경기지사 후보를 김동연 경기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으로 압축했다. 권칠승 의원, 양기대 전 의원은 본경선에 오르지 못했다. 민주당 경기지사 최종 후보를 가리는 본경선은 내달 5∼7일 진행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을 대상으로 다음 달 15∼17일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