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뉴스1

여권 원로인 유인태(78) 전 국회 사무총장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잇단 출판기념회에 쓴소리를 했다. 책을 매개로 적지 않은 현금이 오가 ‘불법 정치자금 거래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데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 전 총장은 5일 CBS 라디오에서 “(최근 정치인 출판기념회를) 보니까 봉투함이 있고, 그냥 ‘봉투 넣고 책 몇 권 필요하신 대로 가져가라’고 한다”면서 “‘선관위가 뭐 하는 건가’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봉투 내고 책 한 권 받아 가는 건 불법 아니냐”고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이 지난 2일과 4일 각각 열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사 후보, 같은 당 노영민 충북지사 예비 후보의 출판기념회에 다녀온 소감을 말하면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출판기념회 수익금은 정치자금법상 보고 의무가 없어 ‘편법 정치자금 창구’ ‘법 사각지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공직선거법의 금지 규정은 90일 전부터 적용된다. 이에, 지방선거가 예정된 올해에도 법적 시한인 전날까지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잇따랐다.

유 전 총장은 “소위 ‘불법 후원금’을 받는 통로가 많으면 적어도 지금 출마할 사람들의 출판기념회에는 관계 당국에서 나와 그러지 못하게 예방하는 역할을 했어야 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선관위가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6·3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다량의 돈봉투가 오가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된 것과 관련해 서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할 계획임을 밝혔다. /뉴시스

그는 “저는 조국혁신당은 시효, 가치가 끝나가는 정당으로 본다”고도 했다. 그는 “민주당 쪽에선 (6·3 지방선거) 연대니 합당이니 하는데, 조국 대표 한 사람만 신경 쓰지 나머지에 별 관심 없는 것 같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으로부터 너무 모질게 한 일가(一家)가 도륙당할 정도로 탄압받은 것에 ‘마음의 빚’이 있었는데, 하여튼 (조국혁신당이) 12석 얻었고, 옥살이는 몇 달 하지도 않았고, 사면 복권 다 돼서 거의 다 갚았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5·18정신 헌법전문수록 개헌 촉구 국민결의대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전종덕 진보당 의원.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두 달 만인 8월 광복절 특사로 조 대표 등을 사면 복권했다. 이에 조 대표는 수감 7개월여 만에 출소하고 출마 자격을 얻게 됐다.

유 전 총장은 ‘조 대표가 어디 출마하겠다고 하면 민주당이 거기에 후보를 안 내는 방식이겠냐’는 질문에 “그것까지 염두에 두는 것 같더라”면서 “그걸로 아마 ‘마지막 빚’을 갚으려는 게 아닌가 느낌이 든다”고 답했다.

조 대표는 최근 친여 유튜버 김어준씨 방송에 나와 “4월 초쯤 출마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그가 민주당 귀책 사유로 오는 6월 선거가 치러지는 경기 평택시나 전라북도 군산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남국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4일 라디오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지방선거 연대를 이룰지는 조 대표가 어느 지역 보궐선거에 나설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7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유 전 사무총장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관련해서는 “저는 거기도 사실 정치 안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팬덤이 생긴 것도 법무장관 때 국회 나와서 의원들한테 되로 받고 말로 주는 식으로 하면서 아니냐. 의원들보다 한 수 더 뜨는 게 사실 국무위원으로선 바른 게 아니었다”, “여러 가지 모습에서 ‘아이고 저걸 갖고 저렇게 하나’(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서 장관도 하고 당대표도 했는데, 윤 전 대통령의 잘못된 모습에 저항하고 또 계엄 때 보였던 모습에서 그건 상당히 잘한 것”이라며 “그나마 하도 저쪽(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이 너무 엉망이니까 그나마 요새 한동훈 전 대표가 좀 돋보이는 거다. 지금(당권파가) 참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개판을 치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