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2일 “어제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면서 “하지만 국회의 직무유기 상태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2014년 헌법재판소가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제한하고 있는 국민투표법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지 10여년 넘게 지속된 입법공백 상태가 해소되었다는 점에 대해서 일단 환영한다”면서 “야당이 독소조항으로 지목한 선거서무 관련 허위사실 유포 처벌 조항이 삭제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헌법개정안과 대통령의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 국민투표 회부의 걸림돌 하나가 제거된 것”이라면서 “그러나 국회에는 아직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입법공백상태에서 개정을 기다리고 있는 법률이 13건에 이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중에는 낙태죄에 관한 형법 조항, 야간 옥외집회금지 관련 집시법 조항,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제한하는 민법 조항, 대체복무관련 병역법 조항, 탄소중립기본법 등 국가와 국민 생활의 중요 부분을 이루는 법률 들이 대부분”이라면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헌법불합치결정 포함)은 모든 국가기관이 따라야 한다 (헌재법47조). 그런 점에서 국회의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했다.
이어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재의 결정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란관련 범죄로 처벌 받고 있지 아니한가.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여야 한다는 헌법규정 (46조2항)은 국회의원 개개인에 대한 국민의 명령”이라면서 “유독 한국헌법에만 있는 이 조항의 취의 (趣意)를 반추해 보시기를”이라고 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1일 본회의에서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헌법재판소가 2014년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가 제한된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었지만, 그간 여야간 갈등으로 뒷전으로 밀려 이제서야 처리된 것이다.
이번에도 민주당이 이 법 개정안에 ‘국민투표자유방해죄’(제96조)도 개정안에 추가해 논란이 돼 야당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상적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법 집행의 신뢰를 훼손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사전투표·국민투표 및 개표에 관한 허위 사실을 지속해 유포한 사람에 대해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3일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 개정안을 단독 처리해 본회의에 올렸다.
법안 내용이 알려지면서 국민의힘은 “입틀막법”이라고 반발했다. 여야 합의 없이 문제의 조항이 들어갔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논란이 일자 부랴부랴 수정에 나섰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의원총회를 열어 허위사실 유포 처벌 조항을 삭제하기로 뒤늦게 결정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야당 입장을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며 “공직선거법에 이 내용(허위사실 유포 처벌)을 넣어 다시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가까스로 논란 조항이 빠지면서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헌법 불합치 판결 12년만에 통과하게 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대선 이재명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 출신으로, 지난해 9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