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킨 국민투표법 개정안에 선거관리 업무를 방해할 정도의 허위 사실을 유포할 시 처벌하는 조항이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미 형법상 명예훼손죄와 공무집행방해죄로 충분히 처벌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국민의 정당한 비판마저 ‘입틀막’을 보장해 준 것”이라고 반발했다.
실제 개정안 제96조에는 국민투표 자유 방해죄 벌칙 조항이 추가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법 집행의 신뢰를 훼손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사전투표·국민투표 및 개표에 관한 허위 사실을 지속해 유포한 사람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23일 법사위 회의에서 “허위 사실 유포 처벌은 선거법에 없는 규정인데, 이번에 처음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일방 처리하면서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당초 국민투표법은 재외 국민의 국민투표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넣어 일부 개정만 하면 되는데, 이같은 보칙(補則)을 추가해 전부 개정안으로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24일부터 8일간 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이 개정안도 단독으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개정안 제14장 보칙 제85조도 문제 삼았다.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조항은 선관위 위원 또는 직원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만 하면, 영장 없이도 증거 자료 확보가 가능하며 주관적 잣대만으로 현장에서 행위 중단 및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영장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입틀막’ ‘현대판 게슈타포’ 주장은 억지”이라면서 “이번 신설 규정은 이미 공직선거법 등에 있는 규정을 준용하며 보완 입법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