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 상정 직전 수정하기로 했다. 당초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친 원안을 상정하려고 했다가 당내뿐 아니라 참여연대, 민변 등 친여 단체들도 위헌 우려를 제기하자 막판 수정 작업을 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같이 결론 내렸다고 백승아 원내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당초 법사위 원안은 판사·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법을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때 ‘법왜곡’ 행위는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해석해 당사자를 유·불리하게 만든 경우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변조하거나 위조·변조된 증거임을 알면서도 사용한 경우 ▲폭행, 협박, 위계 등의 방법으로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거나,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하거나,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한 경우 등 3가지로 규정됐다.

하지만 법왜곡죄를 형사사건에 한정해 적용하고, 이들 요건에 대한 “명확성을 추가해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수정됐다”고 백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앞서 민주당 일각에선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해석해 당사자를 유·불리하게 만든 경우’와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한 경우’ 등의 조문 표현을 놓고 추상적이거나 모호하다는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

변호사 출신인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했다고 처벌하면 판사가 기존 판례와 다르게 판결하기 어렵게 된다. 형사 외에 민사·가사·행정 등 모든 사건에 적용되면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하급심 법원이 기존의 대법원 판례에 도전하는 판결을 내리는 경우 판사에 대한 고발과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본회의 상정 전 수정이나 삭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5·18정신 헌법전문수록 개헌 촉구 국민결의대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전종덕 진보당 의원. /뉴시스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삼은 데 대해서도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23일 “하급심의 소신 있는 판결마저 무분별한 고소·고발의 대상으로 전락시킬 위험성이 있다”고 했다. 참여연대도 “법안의 명확성과 구체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