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발언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01.28 /남강호 기자

여야는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대(對)한국 관세 인상 방침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언급의 이유로 입법 미비를 든 가운데 국민의힘은 한국 정부가 뒤통수를 맞았다며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한 국회 비준을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통상 협상 스타일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을 부각하며 정부의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발언과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2026.01.28 /남강호 기자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외통위 현안 질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최근 미국을 방문해 JD 밴스 부통령과 만난 것을 거론, “김 총리는 ‘관세 협상 후속 조치의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다’, ‘밴스 부통령과 핫라인 구축을 통해서 한미 간 소통이 강화됐다’고 홍보했다”며 “그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25%로 인상한다고 해 뒤통수를 맞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1년에 200억 달러 상당씩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는 건 외환시장 구조상 쉬운 일이 아니기에 비준 동의를 받으라고 했는데 정부·여당이 반대했다”며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자료에 보니 왜 비준 동의를 안 했느냐는 취지로 읽힌다”고 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도 김 총리의 방미를 언급, “핫라인이라고 하셨는데 핫라인이 아니라 핫바지 라인”이라며 “국민 부담이 엄청 커지는데 왜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 /뉴스1

이에 대응해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트럼프의 특수성을 부인하시는 분들이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위원님들이 (법안에) 반대하시지는 않으셨지만, 지금도 비준을 얘기하고 계신다. 한국 외교, 경제 상황에 대한 기민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발목 잡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한미가 작년 11월 체결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와 관련, “지금 MOU 방식으로 체결한 나라가 우리나라만 있는 건 아니지 않나. 관련해서 비준 절차를 진행하는 나라도 없다”고 했다.

같은 당 홍기원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외교 관행에서 벗어난 조치를 하고 있는데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가 문제가 있는 것인 양 하는 건 굉장히 잘못”이라며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더 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변호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다. /조선일보 DB

이런 가운데, 미 무역 수장인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7일(현지 시각) “이번 주 후반 한국의 무역 담당자들이 이곳(워싱턴 DC)을 방문해 그들로부터 직접 (얘기를) 듣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 동맹이고 반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와 한국은 무역 합의를 체결했지만 자신들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디지털 서비스에 관한 새 법안을 도입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환영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뉴스1

워싱턴 DC의 대형 로펌 변호사 출신인 그리어는 우리 정부의 미국 빅테크 기업 규제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재명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쿠팡과 관련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